하나님 아버지, 계절이 바뀌어 가을이 되고 있습니다. 어느 시인의 말대로 지난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이제 가을을 맞는 길목에서 저희 모두가 지나간 봄과 여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여주소서.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시간들을 잘 활용하였는지 그리하여 이 가을에 열매를 수확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돌아보게 하소서. 무엇보다 이 가을엔 하나님께 기도 드리는 저희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지나간 시간은 반성하고 다가올 시간은 하나님 말씀대로 살 수 있도록 기도하는 이 가을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라’는 말씀을 가슴속에 새기며 기도하는 저희들이 될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하나님 아버지, 이 가을엔 우리가 다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찬 바람불고 낙엽 떨어지면 우리 모두의 체온이 내려가듯 자칫 주님의 우리에 대한 사랑 우리의 이웃에 대한 사랑을 잊기 쉬운 계절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안으로 움츠리지 말고 가슴을 펴고 손을 내밀어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을 서로가 나누는 계절이 될 수 있도록 하여주소서. 아직까지도 우리가 사랑할 수 없었던 누군가가 있었다면 오래된 잎사귀들을 떨구고 귀한 결실을 우리에게 내어주는 가을 나무처럼 우리도 지나간 앙금들을 모두 떨구고 사랑의 열매를 아낌없이 내어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 말씀을 조금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이 가을이 되도록 하여주소서.
하나님 아버지 남반구에 사는 우리의 가을은 4월부터 시작됩니다. 4월은 일년 중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어느 시인은 영탄하였지만 믿는 사람들에게 4월은 부활과 소망의 달입니다. 어느덧 중반도 더 지난 4월이지만 이 4월이 얼마 뒤 그냥 달력에서 사라지는 또 하나의 달이 되지 않도록 하여주시고 우리 모두에게 부활과 소망의 귀한 달이 될 수 있도록 하여주소서. 이천 년 전 우리 주님이 사망을 이기고 부활하신 일이 하나의 역사적 사건으로 그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서 매일 매일 부활의 기적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내가 한 일을 너희도 할 것이요 나보다 더 큰 일도 하리라’고 말씀하신 주님의 약속을 다시 기억하고 믿는 저희가 되도록 도와주소서. 주님 살아계실 때 하신 일이 무엇인가 다시 생각하고 그 보다 더 큰일을 할 수 있는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깨달을 수 있는 4월이 되도록 도와주소서
하나님 아버지 낮이 짧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밤의 그림자와 더불어 우리 모두의 그림자들이 길어지는 계절입니다. 이럴 땐 그 옛날 불렀던 찬송가 구절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어둔 밤 쉬 되리니……일 할 수 없는 밤이 속히 오리라.’ 그땐 무심코 불렀던 그 구절이 옷자락을 파고드는 찬 바람과 더불어 가슴을 써늘하게 만듭니다. 하나님 아버지 이 계절을 맞아 밤의 그림자 속에 숨어있는 당신의 나이든 아들 딸들을 붙들어 주옵소서. 그들로 하여금 일 할 수 없는 밤이 왔다고 슬퍼하지 말고 아직도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도와 주소서. 어느 시인의 말대로 가을은 긴 편지를 쓰기 좋은 밤입니다. 그들 모두가 누군가에게 편지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마음이 가난한 사람에게, 외로운 사람에게, 잊혀진 사람에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는 편지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편지를 받은 누군가와 편지를 쓴 누군가의 사이에 이어진 사랑의 끈이 가을 바람을 타고 끝없이 벋어나가도록 도와주소서.
하나님 아버지 가을 뒤에는 더욱 황량한 겨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저희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겨울 뒤에 벌써 봄을 준비하고 계신 당신의 손길을 우리들은 느끼고 있습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당신의 크신 임재를 느끼며 이 가을을 기쁨으로 맞고 설렘으로 보내는 우리 모두가 되도록 도와주소서.
2018 4월에 석운 김동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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