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노래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라일락 꽃을 죽은 땅에서 피우며...’라고 시작하는 엘리어트(T S Eliot)의 시(詩) 황무지의 첫 구절을 읊으며 젊은 날 우리는 4월을 맞곤 했습니다. 그때로부터 반세기 이상의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는 지구를 반 바퀴 이상 돌아 남반구의 작은 나라 뉴질랜드에서 삶의 후반기를 살고 있습니다.
라일락이 피는 봄의 훈풍이 아니라 낙엽이 우수수 지는 가을 소슬바람이 몸을 휘감는 남반구의 4월도 벌써 며칠 안 남았습니다. 하지만 우한 코로나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집권당의 대승으로 끝이 난 고국의 총선이 있었던 2020년 4월은 역시 엘리어트의 말대로 잔인한 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을 떨치고 싶을 때 들으면 좋은 노래가 시인 박목월의 시(詩)에 작곡가 김순애가 곡을 부친 ‘4월의 노래’입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바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https://youtu.be/Ujgn9YJkhSM 오현명 사월의 노래
이 노래는 젊은 날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품었을 ‘베르테르’의 순정과 같은 사랑의 마음을 일깨워줍니다. 그리고 고국을 멀리 떠나 무지개 자주 뜨는 낯선 땅에 와서 살고 있는 우리를 그 옛날 젊은 날의 생명의 등불을 밝혀주던 사월로 데려다 줍니다.
바리톤 오현명이 부르는 사월의 노래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잠시라도 우한 코로나의 시름에서 벗어나시기 바랍니다.
2020년 4월 석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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