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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들의 도열(堵列), 오페라 하우스 화장실에서

석운 2017. 9. 7. 10:42

샘들의 도열(堵列)

 

 

 

샘(fontaine)들이 도열하고 있었다

 

작년 어느 날 오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발레 공연 시작 전  화장실에 들렸다

급히 들어선 화장실엔 아무도 없었고

내 눈 가득히 들어온 샘들의 도열

공연 준비 끄읏!

샘들 중 하나가 거수 경례를 하는 것이 눈에 보였고

내 마음 속엔 마르셀 뒤상의 '샘(fontaine)'이 떠올랐다

 

변기는 없었다

텅빈 화장실은 전시실이었고

전시실 벽 한 면을 가득 채우고

샘(fontaine)들이 도열하고 있었다

 

나는 결코 작품들에 대고 실례를 할 수 없었다

그냥 돌아나와 공연장으로 들어갔고

발레를 보는 내내

춤추는 발레리나들은 모두

도열하고 있었던 샘들이었다

 

 

-2014년 11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석운 씀

 

 

***화장실에 가면 일이나 볼 것이지 왜 뜬금없이 마르셀 뒤상이 생각났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 사진이 뒤상이 1917년 미국에서 전시했다가 말썽을 빚은 작품'샘(fontaine)'입니다.

     제 사진과 비교해 보시고 누구의 작품이 더 좋은지 말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