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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생각하며

석운 2017. 10. 2. 15:15

요즈음은 내 나라 나의 조국 한국의 정세를 생각하면 자다가도 잠이 깰 정도로 걱정이 앞선다.

 

금년 들어서 도발의 행태가 걷잡을 수 없이 제멋대로인 북한과 이를 제지하려는 미국의 힘겨루기 싸움은 이제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간 것처럼 보인다. 세계 최강의 나라인 미국 대통령의 무시무시한 협박성 경고와 이를 맞받아치는 세계 최고의 깡패 나라인 북한 두목의 공갈은 듣기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지고 소름이 끼친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이들 두 사람의 말 폭탄의 일부라도 현실이 된다면 그 싸움 마당이 다름아닌 우리 조국 한국이라는 사실이다. 싸움이 벌어진다면 소총과 대포를 들이대던 지난날의 재래식 전쟁이 아니고 나라의 반 이상 아니 나라 전체가 사라질 수도 있는 핵전쟁이다. 1945년 일본에 역사상 최초로 핵이 떨어졌을 때의 참상을 우리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러나 이번에 벌어질 핵전쟁의 양상은 그때보다 수십 배 강하다니 백에 하나라도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 조국의 존폐가 우려되는 지금의 상황이다.

 

우리는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이곳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지만 내 나라 한국이 겪고 있는 지금의 위기는 결코 대안지화(對岸之火)가 될 수 없다. 한국은 우리가 태어났고 자라났고 우리의 부모님들이 묻혀 있고 우리의 형제자매와 다정한 벗들이 살고 있고 우리의 혼과 정과 추억이 담겨있는 우리의 나라이다. 그런 우리의 나라가 위기의 상황 속에 놓여있기에 몸은 머나먼 이국땅에 와있어도 머리는 항시 조국이 있는 곳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참으로 개탄스러운 것은 막상 한국에 살고있는 우리나라 정치가들과 국민들의 행동거지이다. 바깥 세계의 모든 나라 사람들이 북한으로 말미암아 전쟁이 날 것을 걱정하고 있는데 막상 그 소용돌이의 한가운데에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치 그게 남의 나라 일이라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힘을 합하여 국론을 통일하고 나라 안팎의 상황을 바로 읽어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유지할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데 정치가들은 정치가대로 국민들은 국민대로 서로의 잇속 차리기에 정신이 없는 것 같아 보이니 너무도 한심스럽다.

옛사람들이 말하였듯이 나라의 운명이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상태에 있어 언제 어디로부터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아찔한 상태에 있어 이를 생각하면 멀리 떨어진 타국에 살고 있는 나 같은 사람도 때로는 가슴이 조마조마하고 목이 타는 듯한 답답함을 느낀다. 하도 답답하여 요즈음은 그 동안 잘 보지 않던 한국의 뉴스를 자주 보게 되는데 볼 때마다 더욱 속이 터진다. 뉴스 속에 나오는 한국의 풍경이 너무도 예상을 뒤엎는 모습들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전쟁의 위협이 코 앞으로 다가와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은데도 불구하고 뉴스 속에 나오는 정치가들은 여전히 몇 갈래로 갈라져 패싸움을 벌이며 온갖 추태를 다 부리고 있으면서 이런 모든 것이 국민과 나라를 위한 것이라고 입에 게거품을 물고 떠들어댄다. 어떻게 힘을 합하여 전쟁을 방지하고 위기를 극복할 생각은 전혀 없고 세력 다툼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꼴을 보면 왜 이전투구(泥田鬪狗)라는 옛말이 생겨났는지 수긍이 가고도 남는다.

 

얼마 전의 뉴스에서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터져 나왔다. 아나운서가 상기된 얼굴과 긴박한 목소리로 북한의 핵실험에 관한 상세한 소식을 전했다. 뒤이어 이러한 도발에 관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동정을 전했다. 한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눈길은 곧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그야말로 초미지급(焦眉之急)의 상황이었다. 그 뉴스를 보는 내 가슴이 오그라들고 목구멍이 바작바작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뒤이어서 나오는 국내 소식은 내 눈과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바로 이런 때가 증권을 구입할 시기라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몰려 코스피의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로 솟구쳤다는 소식이었다. 전쟁이 나던 나라가 망하던 우선 이런 때 챙기고 보자는 사람들의 욕심의 발로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다.

증권 소식에 연이어 나오는 부동산 뉴스는 그렇지 않아도 멍멍한 내 머리를 누군가가 몽둥이로 내리치는 충격이었다. 지난 8월에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으로 잠깐 잠잠했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고 강남의 무슨 오피스텔 분양을 받기 위해 사람들이 그 전날 밤부터 분양사무소 앞에서 줄을 서느라고 온통 도떼기시장이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집이 없는 사람들이 집을 갖기 위해 어떻게 해서라도 작은 아파트라도 분양 받고자 하는 모습이 아니고 가진 자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아우성치는 모습들이 화면에 그대로 비추어졌다. 나라의 운명이 누란지세(累卵之勢)와 같아 조금만 잘못해도 깨질까 봐 숨을 크게 쉬기에도 겁이 나는데 눈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나라의 안위는 염두에도 없이 밀고 댕기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문득 『불설비유경(佛說譬喩經)』의 「안수정등도(岸樹井藤圖)」에 나오는 인생의 비유가 생각났다.

 

-벌판을 걷고 있던 사람이 성난 코끼리를 만나자 코끼리를 피하기 위해 도망치다 작은 우물을 발견했다. 우물에는 마침 칡넝쿨이 있었다. 칡넝쿨을 타고 밑으로 내려가다가 아래를 보니 우물 바닥에는 무서운 독사가 혀를 널름거리고 있었다. 두려움에 위를 쳐다보았더니 코끼리가 아직도 우물 밖에 있었다. 그는 할 수 없이 칡넝쿨에 매달려 있는데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위에서 흰 쥐와 검은 쥐가 번갈아가면서 칡넝쿨을 갉아먹고 있었다. 두려움에 떨면서 칡넝쿨을 붙잡고 있는데 마침 어디선가 벌 다섯 마리가 날아와 칡넝쿨에 집을 지었다. 그리고 꿀을 한 방울씩 아래로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그는 꿀을 받아먹으면서 달콤한 꿀맛에 취해 위급한 상황을 잊은 채 꿀이 왜 더 많이 떨어지지 않나 하는 생각에 빠졌다-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이 이야기가 참으로 지금 우리나라 실정과 사람들의 모습에 너무도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아팠다. 일제의 압제 아래 온갖 고생을 다하다 남의 나라의 도움으로 겨우 해방이 되고 비록 반 토막이지만 독립국가를 세운 지 이제 칠십 여년 되었다. 그 동안 참혹한 동란을 겪고도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겨우 좀 살게 되었는데 다시 열강의 세력 다툼과 분단국가의 비극적 갈등으로 말미암아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상항에 놓여있게 되었다.

그런데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칡넝쿨을 붙들고 꿀을 받아먹는 사람처럼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 나라꼴이 어찌되던 증권이다 부동산이다 쫓아다니느라 혈안이 되어있고 정치가들은 패싸움에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있으니 너무도 안타깝다.

오늘도 이 힘없는 늙은이는 이역만리(異域萬里) 타향에서 목만 길게 빼어 조국의 하늘 쪽을 향해 바라보며 한숨만 쉴 따름이니 과연 어찌해야 할까?

 

조국을 생각하며

 

마라나 타 마라나 타

주여 어서 오십시오

입을 열어 기도하면 걱정되는 우리 조국

주님 지금은 우리 모두가 방주(方舟)를 지을 시간이 아닌가요

 

그 옛날 아주 오랜 옛날

세상 모두를 휩쓸어버린 홍수가 있었네

창조주는 이 홍수를 예고했지만

노아이외에는 아무도 믿지 않았네.

 

노아는 창조주의 말대로 방주를 지었네

사람들은 노아를 비웃었네

이 좋은 시절에 방주는 무슨 방주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갔다네

 

방주가 다 되자 홍수가 왔네

사십 주야 비가 내리고 샘이 터지고

결국은 모두가 멸망하였네

노아의 방주에 탄 생명들만 겨우 살아 남았네.

 

마라나 타 마라나 타

주여 어서 오십시오

입을 열어 기도하면 걱정되는 우리 조국

주님 지금은 우리 모두가 의인(義人)을 찾을 시간이 아닌가요

 

          그 옛날 아주 오랜 옛날

          창조주의 진노로 멸망하게 된

          타락한 나라 소돔을 위하여 목숨 걸고 간구했던

          아브라함이란 의인이 있었네

 

          열 명의 의인을 못 찾았기에

          멸망을 피할 수 없었던 소돔

          설마하니 우리 조국에 열 명의 의인이 없을까?

          열 명만 있으면 전쟁을 피할 수 있는데……

 

          내 사랑 나의 조국 나의 사람들이여

          지금은 나라를 구할 의인을 찾을 시간

          소돔을 기억하고 아브라함을 생각하며

          우리 모두 마음을 합해 의인을 찾을 시간!

 

*마라나 타(Marana tha)는 아람어<예수 당시의 유대인들의 구어>를 헬라어로 음역한 말로 주여 어서 오십시오라는 뜻이다. 성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2017. 10. 2 석운 김동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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