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음악회

처음으로 낮에 열린 302회 화요음악회 소식입니다

석운 2021. 5. 11. 19:10

오늘은 처음으로 낮에 화요음악회를 하는 날입니다. 그 동안 오고 싶어도 밤 운전이 힘드셔서 못 오셨던 분이 모처럼 나오셔서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낮 시간엔 시간내기가 어려워서 못 나오신 분도 계셨습니다. 모두에게 알맞은 시간대를 맞추기가 쉽지 않기에 당분간 추이를 보면서 다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가을에 들으면 좋은 음악으로 처음 몇 곡을 들었습니다. 다음은 진행된 내역입니다.

 

Vivaldi 사계 중 가을을 Nigel Kennedy의 연주로 듣는다.

      Nigel Kennedy

 

나이젤 케네디(Nigel Kennedy)는 바이올리니스트이며 비올리스트이다.

전통을 벗어난 파격적인 연주 복장과 펑크 머리로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하여 고전 음악계를 발칵 뒤집어 놓기도 하였다. 그는 연주에서건 스타일에서건 어디에서나 튀는 사람이다.

몇년 전 클래식 음악계에서 잠시 안식년을 가지겠다고 선언하기 전에 이 바이올리니스트는 베스트 셀러였던 비발디의 <사계> 앨범과 최고의 예술적 연주 중 하나로 손꼽히는 엘가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통해 세계 정상을 정복했다.

아무도 실행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들을 도발적으로 무대 위에 올려놓고 스스로 심판을 받는 나이젤 케네디는 “예술가는 남을 흉내내기보다는 예술적인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을에 한번은 들어야 하는 음악: 브람스의 클라리넷 오중주

클라리넷의 어원은 작은 트럼펫(Kleine-trompete)입니다. 이 악기의 음색이 트럼펫과 비슷했기에 작은 트럼펫이 줄어서 클라리넷이 되었습니다. 관악기 중에서 인간의 목소리를 가장 닮았고 폭넓은 표현력과 풍부한 음색을 가졌는데 그 소리에는 가을의 서늘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겉모습이 발하는 은(銀)빛이 소리로 묻어나옵니다. 아마도 브람스가 클라리넷을 사랑한 이유가 그 서늘한 음색과 화려하지만 금(金)빛의 찬란한 화려함이 아닌 은은한 은(銀)빛의 서러운 화려함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브람스는 말년에 4편의 클라리넷 곡을 작곡하였습니다. 모두 걸작이지만 으뜸이 클라리넷 오중주입니다. 브람스 만년의 심오한 분위기와 아름답던 젊은 날의 추억과 체념, 가슴을 파고드는 슬픔과 고독이 전악장을 통해 담담하게 흘러나옵니다. 그래서 가을 바람이 불면 꼭 생각나는 곡입니다. 모두 4악장이지만 오늘은 13악장과 2악장만 듣겠습니다. 모노이지만 이 곡을 가장 잘 연주했다는 Leopold Wlach의 클라리넷 연주로 듣겠습니다.

 

이브 몽땅(Yves Montand)의 고엽((枯葉: Les Feuilles Mortes)

      Yves Montand

 

프랑스의 국민 배우이자 영화 배우이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투사였던 이브 몽땅(1921-1991)은 이탈리아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두 살 때 프랑스의 항구 도시 마르세유로 가족이 몽땅 이주한 뒤 어렵게 자라났습니다. 청소년 시절엔 노동도 하고 동네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2차대전이 터지자 독일군을 피해 파리로 가서 노래를 하다가 샹송의 여왕 에디뜨 피아프(Edith Piaf)를 만나 극장식당 ‘물렝 루즈’에서 같이 공연을 하게 됩니다.

얼마 뒤 피아프와 같이 영화 ‘밤의 문’에 출연해서 불렀던 노래 ‘고엽’이 불후의 명곡이 되고 그는 세계적 명성을 얻습니다. 이 노래는 미국으로 건너가 ‘Autumn Leaves’라는 제목으로 크게 히트하여 영미 가수들의 애창곡이 되었습니다.

 

자크 프레베르(Jacques Prevert)의 시(詩)

고엽(Les Feuilles Mortes)은 프랑스 시인 자크 프레베르(Jacques Prevert)의 시(詩)에 헝가리 출신의 피아니스트 조셉 코스마가 곡을 붙인 노래입니다. 멜로디도 좋지만 사랑과 이별과 삶을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시(詩)가 마음에 와 닿기에 한번도 안 들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밖에 안 들은 사람은 있을 수 없는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처음이 다음과 같이 시작하지요.

Oh ! je voudrais tant que tu te souviennes 오! 나는 그대가 기억하기를 간절히 원해요

Des jours heureux où nous étions amis. 우리가 정다웠었던 행복한 날들을

En ce temps-là la vie était plus belle 그 때 그 시절 인생은 그렇게도 아름다웠고

Et le soleil plus brûlant qu'aujourd'hui. 태양은 오늘보다 더 작열했었지요

Les feuilles mortes se ramassent à la pelle. 낙엽이 무수히 나뒹굴어요........(하략)

이브 몽땅이 부르는 이 노래를 듣노라면 왜 프랑스 사람들이 그렇게도 자기 나라 말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지 이해가 갑니다. 새가 지저귀듯 부드러운 프랑스 말은 사랑과 인생을 속삭이기에 더없이 좋은 언어입니다.

https://youtu.be/kLlBOmDpn1s 나이 든 이브 몽땅이 부른 고엽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이제는 기분을 바꾸어서 호쾌한 곡을 듣겠습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입니다. 우리 화요음악회에서는 이 곡을 두 번 들었습니다. 설명이 필요없는 곡입니다. 베토벤이 작곡한 다섯 곡의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뛰어난 곡일 뿐 아니라 이제까지 작곡된 어느 피아노 협주곡보다도 가장 뛰어난 곡으로 그 이름 ‘황제’가 제대로 어울리는 곡입니다. 황제라는 이름은 베토벤이 지은 것이 아니고 나중에 출판업자가 지은 것입니다.

좋은 연주가 많지만 오늘은 우리 한국의 천재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피아노 독주와 정명훈이 지휘하는 KBS(?) 교향악단의 연주를 동영상으로 감상합니다. 최고의 지휘자와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모두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한때는 조성진처럼 젊었을 정명훈의 모습도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자막으로 곡 소개가 나오니 더 이상의 설명이 불필요하니 같이 감상하겠습니다.

https://youtu.be/qP9gE8Enxfo 정명훈 조성진 황제 피아노 협주곡

 

하나님 말씀을 끝으로 보고 음악회를 마쳤습니다.

마태복음 7장 17-20절입니다

17이와 같이 좋은 나무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못된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나니 18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 19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지우느니라 20이러므로 그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

가을은 결실의 계절입니다.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며 과연 어떤 열매를 우리는 맺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아직도 미완성입니다. 완성을 향해 가는 여정에 지금이라도 더 좋은 열매를 위해 노력하는 가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첫 낮에 나온 화요음악회가 어떠셨는지요? 감사합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