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더운 날씨가 뉴질랜드 전역을 뒤덮고 있습니다. 여간해서는 무덥다라는 표현이 걸맞지 않는 뉴질랜드의 여름인데 올해 더위는 무덥다라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사람들 입에서 튀어나옵니다.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의 열정은 더 뜨겁습니다. 오늘도 다정한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지난 주에 이어 드뷔시의 음악과 하이든의 음악을 들었습니다. 다음은 오늘 진행된 내역입니다.
드뷔시, 바다(La Mer)-관현악을 위한 3개의 교향적 소묘
아래 그림은 비록 실물은 아니더라도 여러분들도 책에서 한 두 번은 보셨을 것입니다. 일본의 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1760~1849)의 채색목판화 ‘카나가와의 큰 파도’라는 아주 유명한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1830년 즈음에 그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카나가와의 큰 파도
드뷔시(1862~1918)도 어느 날 이 그림과 조우하고 영감을 얻어 바다(La Mer)를 작곡했다고 전해집니다. <바다>의 작곡 연도는 1903년부터 1905년까지입니다. 목판화 ‘카나가와의 큰 파도’처럼 드뷔시의 삶에서도 격랑이 일었던 시절입니다. 음악적 인상주의를 펼쳐냈던 그는 음악적 회화성에 대해 “바다의 술렁거림, 바다와 하늘을 가르는 곡선, 잎사귀를 스치는 바람소리, 새 울음소리. 그 모든 것이 우리에게 다양한 인상을 전해줍니다. ----- 기억 하나가 우리들 밖에서 펼쳐져서 음악으로 들려오는 것입니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프랑스의 시인 보들레르는 드뷔시보다 한 세대 먼저 태어났지만 프랑스에 현대시의 뿌리를 내린시인입니다. 프랑스에 현대음악의 씨를 뿌리기 시작한 드뷔시와 보들레르는 시대를 뛰어넘어 서로 연결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드뷔시의 ‘바다’라는 음악을 듣기 전에 보들레르의 ‘음악’이라는 시(詩)를 감상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La Musique)
Charles Baudelaire(1821-1867)
음악은 때때로 바다처럼 나를 사로잡는다!
나의 창백한 별을 향하여
안개의 天井아래 광막한 대기 속을
나는 出帆한다
가슴을 내밀고
돛처럼 부풀은 肺로
밤이 나로부터 가리는
산더미 같은 파도의 등을 타고 간다
신음하는 배의 모든 정열이
나는 배 속에서 진동함을 느낀다
順風, 暴風雨와 그 경련은
무한한 바다 위에서
나를 흔든다, 그렇지 않을 때엔, 잔잔한 바다
나의 絶望의 거대한 거울이 된다!
저는 이 시를 꽤나 좋아하는데 특히 첫 구절을 좋아합니다. 이 구절에 나오는 '때때로'는 불어로 souvent 인데 저는 때때로를 항상(toujours)으로 바꾸어 '음악은 항상 바다처럼 나를 사로잡는다!'라고 흥얼거리곤 합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이 시(詩)를 생각하며 또 목판화 ‘카나가와의 큰 파도’를 머릿속에 그리며 이제 드뷔시의 음악 ‘바다’를 감상하겠습니다.
‘관현악을 위한 3개의 교향적 소묘’라고 이름한 이 곡 <바다>에서 그는 풍경의 ‘한 컷’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소리로 표현했습니다. 모두 3악장인데 1악장은 ‘바다 위의 새벽부터 정오까지’, 2악장은 ‘파도의 희롱’, 3악장은 ‘바람과 바다의 대화’입니다.
Ernest Ansermet가 지휘하는 L’Orchestre de la Suisse Romande의 연주입니다.
드뷔시는 단명한 작곡가였습니다. 50도 안 된 나이에 암으로 사망하였는데 죽기 3년 전에 여러 악기 구성에 의한 6곡의 소나타를 작곡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죽음으로 인하여 3곡 밖에 남기지 못했습니다. 바이올린 소나타, 첼로 소나타, 그리고 ‘플루트, 비올라, 하프를 위한 소나타’가 그 3곡입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 ‘플루트, 비올라, 하프를 위한 소나타’를 감상하겠습니다.
Sonata for Flute, Viola and Harp
이 곡은 목가적인 플루트와 하프에 알토의 현악기인 비올라의 이색적인 편성으로 그 소리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순환 주제의 사용으로 전체를 통하여 통일감을 준다. 다음과 같은 3악장으로 되어있습니다.
1st Pastoral : 중간부에 시골의 즐거운 춤의 테마가 있는 악장이다
2nd Interlude : 미뉴엣의 간주곡인데 후반은 시골의 풍경화처럼 평안한 곡이다
3rd Finale: 악기들이 서로 빠르게 이야기를 주고 받듯 하는 마지막 악장이다
Academy of St Martin in the Fields의 연주로 듣습니다
드뷔시: 피아노 모음곡 판화(Estampes)
드뷔시는 많은 피아노 곡들을 남겼는데 이 작품은 3곡으로 된 그의 3번째 모음곡입니다.
1889년에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 갔다가 거기서 인도네시아의 민속음악(Javanese Gamelan)을 처음 듣고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천재 작곡가가 처음 들은 이국의 음악 그것도 타악기로만 구성된 독특한 음색의 음악은 그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그의 음악에 동양적 색채가 등장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지금 들어볼 피아노 곡
‘판화’에는 그 때의 영향이 다분히 들어 있습니다.
1. 탑(Pagoda): 동양의 조용한 사찰로 안내하여 소리로 그곳 동양적 풍경을 그려냅니다
2. 그라나다의 황혼(La soiree dans Grenade): 스페인의 그라나다의 한 카페로 이동합니다. 거기서 한 손에 캐스타네츠를 들고 춤추는 무희의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3. 비오는 정원(Jardins sou la pluie): 이 곡은 프랑스의 정원, 특히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는 정원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곡은 프랑스 전통 동요(童謠)의 주제 선율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Weissenburg의 피아노 연주로 듣습니다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하이든의 음악을 들어보겠습니다.
하이든은 몇 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남겼는데 의외로 오늘날 많이 연주되지는 않습니다. 하이든 당시의 음악가들이 많이 그랬듯이 대부분 귀족들에게 고용되어 그들을 위한 음악을 작곡하게 되어있었습니다. 하이든을 오래 고용한 에스테르하찌 공은 피아노라는 악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또 그때만해도 피아노라는 악기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하이든에게서 훌륭한 피아노 곡들이 많이 나오지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몇 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남겼고 그 중에서도 D 장조 협주곡이 제일 유명합니다. 이 곡은 언제 들어도 유쾌하고 명랑해서 우리의 기분을 한껏 올려줍니다. 특히 2악장은 아주 서정적이고 우아하기까지 합니다. 여하튼 하이든 스스로의 말대로 이 곡은 ‘지친 사람들이 와서 쉬고 기운을 얻을 수 있는 샘’과 같은 음악입니다.
Haydn: Piano Concerto in D major
1악장: Vivace
2악장: Un Poco Adagio
3악장: Rondo all Ungherese( Allegro assai)
Michelangeli의 파아노와 Zurich Chamber Orchestra의 협연입니다.
끝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보고 또 이를 노래로 부른 동영상을 유튜브로 감상했습니다.
시편 137편
1.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
2. 그 중의 버드나무에 우리가 우리의 수금을 걸었나니
3. 이는 우리를 사로잡은 자가 거기서 우리에게 노래를 청하며 우리를 황폐하게 한 자가 기쁨을 청하고 자기들을 위하여 시온의 노래 중 하나를 노래하라 함이로다
4. 우리가 이방 땅에서 어찌 여호와의 노래를 부를까
5. 예루살렘아 내가 너를 잊을진대 내 오른손이 그의 재주를 잊을지로다
6. 내가 예루살렘을 기억하지 아니하거나 내가 가장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즐거워하지 아니할진대 내 혀가 내 입천장에 붙을지로다
7. 여호와여 예루살렘이 멸망하던 날을 기억하시고 에돔 자손을 치소서 그들의 말이 헐어 버리라 헐어 버리라 그 기초까지 헐어 버리라 하였나이다
8. 멸망할 딸 바벨론아 네가 우리에게 행한 대로 네게 갚는 자가 복이 있으리로다
9. 네 어린 것들을 바위에 메어치는 자는 복이 있으리로다
이 시편을 생각하며 동영상으로 노래를 듣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드뷔시와 하이든의 음악을 듣겠습니다. 평안히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정이정(靜耳亭) 청지기 석운(夕雲) 김동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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