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하루 하루 가을이 다가오고 있는 남반구의 작은 나라 뉴질랜드의 늦여름입니다. 아직은 뜨거운 한낮의 햇살이지만 아침 저녁 써늘한 바람은 가을의 전령인듯 온몸을 감쌉니다.
오늘도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과 같이 즐거운 저녁 한 때를 보냈습니다. 다음은 오늘 감상한 음악의 내역입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오스트리아가 나폴레옹 군대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던 1809년에 작곡된 곡입니다. ‘황제’라는 이름은 베토벤 자신이 붙인 것은 아닙니다. 아마도 곡 자체의 위풍당당한 분위기 때문에 누군가에 의해서 그런 별칭이 붙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베토벤의 친구이자 경제적 후원자였던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한 곡인데 베토벤 음악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는 ‘군대적 기풍’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곡입니다. 여하튼 이 곡 ‘황제’는 베토벤 음악의 ‘남성성’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곡입니다.
1악장은 20분이 넘는 데 도입부에서부터 힘찬 맥박이 요동칩니다. 관현악이 남성적인 화음을 던지면 곧바로 피아노가 화려한 카덴차로 이어받지요. 이런 식의 주고받기를 세 차례 반복합니다. 당당한 관현악과 어우러지는 독주 피아노는 기교적으로 찬란할 뿐 아니라 때때로 압도적인 주술을 펼쳐내기도 합니다.
2악장은 차분하고 느린 완서(緩徐) 악장으로 아름답습니다. 약음기를 낀 바이올린이 사색적인 분위기로 첫번째 주제를 느리게 연주하면 피아노가 다정하게 이어받습니다. 우리가 보았던 영화 ‘불멸의 연인’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베토벤이 평생 동안 마음속으로 사랑했던 여인 조안나가 베토벤의 편지를 읽으면서 오열하던 그때 흘러나왔던 음악이 바로 ‘황제’ 2악장의 주제선율입니다.
그리고 아타카(attacca, 중단없이)로 3악장으로 넘어갑니다. 음악은 다시 빠르고 격렬해져서 피아노 독주가 힘차게 건반을 짚으면 관현악도 이에 질세라 합류합니다. 이 장면에서 피아노가 보여주는 테크닉은 매우 현란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마지막 장면이 펼쳐집니다.
* Alfred Brendel은 체코의 모라비아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에서 주로 활약한, 20세기 중ㆍ후반을 관통해온 거장입니다. 피아니스트이자 문필가인 그는 책도 펴내고 시집도 낸 분입니다. 그의 저서 『피아노를 들을 시간』에서 그는 “바이올린은 악기 바이올린일 뿐이지만 피아노는 변화의 장(場)입니다. 피아노는 피아니스트의 손가락 끝에서 노래하는 인간의 목소리로 변할 수도 있고, 다른 악기들의 음색을 모방할 수도 있으며, 오케스트라가 될 수도 있고, 무지개나 우주의 음향으로 변할 수도 있지요.”라고 말했습니다.
오늘은 Brendel의 피아노와 Bernard Haitink가 지휘하는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의 연주로 감상합니다. 과연 그의 손가락 끝에서 이 걸작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같이 듣겠습니다.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얼마 전에 하이든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으면서 하이든을 후원해 주었던 헝가리의 귀족 에스테르하지 후작 이야기를 잠깐 한 적이 있습니다. 1809년에 하이든이 죽은 뒤 슈베르트가 이 후작의 딸 까로리네의 음악 가정교사로 들어갔다가 둘 사이에 사랑이 싹트자 노발대발한 후작이 슈베르트는 쫓아내고 딸은 감금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사랑해선 안 될 사랑을 하다 쫓겨난 25세의 슈베르트가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아픔을 오선지에 써내려 간 것이 ‘미완성’ 교향곡이 됩니다. 사랑 때문에 쓰기 시작했지만 그 사랑이 너무 비통해서 끝을 맺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초고는 친구 휘텐브레너에게 넘어갔는데 슈베르트가 죽었던 1828년에도 이 곡의 존재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다행히 1865년 지휘자 요한 폰 헤르벡(Johann von Herbeck)에게 넘어가서 1865년 12월 17일 빈에서 처음으로 연주되었습니다. 이 후 사람들은 이 곡이 단지 2개의 악장만으로도 완벽한 곡이라고 찬사를 보냈고 그 후 교향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 되었습니다.
1악장: 실연의 아픔인 듯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의 선율이 가슴 아래에서 끌어올려지듯 나타나고 연인을 묘사하는듯한 바이올린의 사랑스런 멜로디가 등장하고 이에 화답하는 듯 첼로가 나와 조화를 이룹니다.
2악장: 고뇌가 가득 찬 악장입니다. 절망스런 과거를 회상하며 사랑의 감정에 빠져드는듯한 절묘한 느낌이 드러납니다. 그러면서도 이루지 못한 사랑이 음악으로 승화하며 화려하고도 엄숙한 마무리로 끝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2악장을 아주 좋아합니다.
오늘은 칼 뵘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니의 연주로 감상했습니다
최성환 : 아리랑 환상곡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계속 울려 퍼진 아리랑의 선율에 힘입어 이젠 아리랑이 세계에 알려진 한국의 민요가 되었습니다. 1976년 북한의 공훈예술가 최성환이 작곡한 이 곡은 조선국립교향악단에 의해서 초연된 뒤 1978년 일본 도쿄에서 해외초연이 이루어진 뒤 미국 유럽 여러나라에서 자주 연주되며 아리랑 편곡 중 가장 성공적인 곡이 되었습니다.
남한의 아리랑이 슬픔을 초월하는 수동적 ‘한’에 중점을 두는 반면 북한의 아리랑은 강한 민족저항정신을 표명합니다. 마치 옛날 나운규 감독의 영화 ‘아리랑’이 일제로부터의 독립정신을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 시향의 연주로 듣습니다
Sarasate: Carmen Fantasy
이 곡은 얼마 전에 한국의 강주미(바이올린) 손열음(피아노)의 연주를 동영상으로 감상한 적이 있지만 오늘은 관현악단과 협연하는 유한빈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를 동영상으로 감상하겠습니다. 바이올린 연주가 아주 힘차고 또 독특합니다.
https://youtu.be/Tiwj7EuOEeM (카르멘 환타지 유한빈)
음악감상을 마치고 하나님 말씀을 보았습니다.
로마서 5장 6-9절
6.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에 기약대로 그리스도께서 경건하지 않은 자를 위하여 죽으셨도다
7. 의인을 위하여 죽는 자가 쉽지 않고 선인을 위하여 용감히 죽는 자가 혹 있거니와
8.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9. 그러면 이제 우리가 그의 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더욱 그로 말미암아 진노하심에서 구원을 받을 것이니
*죄인인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신 것만 해도 그 사랑의 크심을 알고도 남는데 그 흘린 피로 인해 우리가 의롭다 하심 까지 받았으니 우리의 구원을 확신하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 김동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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