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화요음악회에도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더욱 이 날은 서울에서 오신 우리 내외의 친구 최영범부부님의 참석으로 더욱 빛났습니다. 이 날부터 슈만을 듣기로 했지만 신년이기에 우선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13번의 5악장 카바티나로 시작해서 다같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음을 가다듬은 뒤에 슈만의 1번 교향곡 봄을 필두로 슈만의 음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다음은 이날 진행된 음악회 내역입니다.
베토벤 현악 사중주 13번 op 130 중 5악장 Cavatina
카바티나-선율적이라는 뜻이다. 베토벤 스스로가 가장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비감에 차있는 곡이다. 누군가는 이 곡이 신에게 드릴 수 있는 가장 경건한 음으로 빚은 산물이라고 했다. 이 곡은 우리를 순수한 인간본연의 자세로 돌아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2013년 1월의 중순에 접어드는 이 때에 여러분과 같이 이 곡을 들으며 화요음악회를 시작하고 싶어서 골랐다. 참고로 1977년 8월에 미국에서 보이저라는 무인우주탐사선을 발사할 때에 ‘지구 최대의 히트곡’이라 이름한 90분에 걸친 27곡을 녹음한 레코드 판을 같이 보냈는 데 이 카바티나가 그 중에 들어있다. 어쩌면 미지의 우주인이 지금 이 곡을 듣고 있을 것이다.
<부다페스트 사중주의 연주>
슈만의 교향곡 1번을 감상하기 전에 우선 시 한편을 감상하였다.
청춘 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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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은 피부의 주름살을 늘리나
정열의 상실은 영혼의 주름살을 늘리고
고뇌 공포 실망은 우리를 좌절과 굴욕으로 몰아간다네
예순이든 열여섯이든 사람의 가슴 속에는
경이로움을 향한 선망, 어린이 같은 미지를 향한 탐구심,
그리고 삶의 즐거움이 있기 마련이네
또한 너나없이 우리 마음 속에는 영감의 수신탑이 있어
사람으로든 신으로든
아름다움 희망 희열 용기 힘의 전파를 받는 한
당신은 청춘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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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의 교향곡 1번 ‘봄’
이곡은 언제 들어도 울만의 시처럼 싱싱하다. 클라라와 결혼하기 위해 이를 반대하는 장인 뷔크를 상대로 소송까지 벌였던 슈만이 신혼초기 행복의 절정에 썼던 이 곡은 싱그러운 인생의 봄을 표현한 아름다운 곡이다.
슈만은 이 곡을 봄의 심포니라 이름하고 각 악장마다 다음과 같이 제목을 붙였다.
1악장 : 찾아온 봄
2악장: 저녁
3악장: 즐거운 희롱
4악장: 무르익는 봄
음악 평론가 박용구 선생은 이 곡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곡은 나이를 먹은 사람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는 정열, 해마다 찾아오는 봄을 마음에 짐짓 느끼며 놀라게 하는 젊은 정열의 교향곡이다.’
<Karajan이 지휘하는 Berlin Phil의 연주로 듣는다.>
여인의 사랑과 생애(Frauenliebe und Leben)
1840년은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 인생 최고의 해였습니다. 결혼을 반대하던 장인의 동의 없이도 클라라 비크(1819-1896)와 결혼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을 얻어 마침내 갈망하던 결혼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온 세상을 얻은 듯한 기쁨으로 이 한 해 동안 슈만은 하염없이 솟아나는 멜로디를 악보에 옮겨 138편의 리트(Lied, 예술가곡)를 작곡했습니다. 피아니스트로서의 성공을 꿈꾸던 젊은 시절에는 가곡 분야에 큰 관심이 없었던 슈만이 일 년 내내 길을 걸을 때나 밥을 먹을 때나 오로지 노래 멜로디만을 떠올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 1840년은 슈만의 생애에서 ‘가곡의 해’로 불립니다. 연가곡 <여인의 사랑과 생애>, <시인의 사랑 Dichterliebe>과 가곡모음집(Liederkreis) 두 편 역시 이때 완성되었습니다.
결혼해도 좋다는 법원 판결을 받자마자 슈만이 가장 먼저 작곡한 예술가곡이 바로 <여인의 사랑과 생애>였다고 합니다. 한 처녀가 어떤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나 남자는 처녀에게 너무나 높고 빛나는 존재여서 처녀는 감히 그 곁을 꿈꾸지 못합니다. 그런데 남자는 거짓말처럼 처녀에게 청혼하고, 처녀는 이 믿을 수 없는 기쁨과 감격을 노래합니다. 드디어 결혼식이 거행되고, 처녀에서 여인으로 변모한 그녀는 아이의 탄생을 경험하며 최고의 행복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남편의 죽음을 맞이하고 슬픔에 잠깁니다.
Bruno Walter 의 Piano 반주에 소프라노 Lotte Lehmann의 노래로 듣는다.
첫 곡 ‘그이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내 눈은 멀어버린 듯 Seit ich ihn gesehen’은 남자에게 첫눈에 반한 처녀의 설렘을 담고 있지만 감히 꿈꿀 수 없는 행복 때문에 전반적인 분위기는 오히려 어둡고 차분합니다. 바라보는 곳마다 그 사람의 모습만 보이고, 자매들과의 즐거운 놀이도 시큰둥, 차라리 방에서 조용히 울고 싶은 심경이라고 처녀는 토로합니다. 장엄한 사라반드 리듬으로 시작하는 첫 곡입니다.
내가 그 사람을 본 후부터 나는 장님이 된 것 같아요.
어디를 보든지 그 사람 밖에 보이지 않아요.
마치 눈을 뜨고 꿈을 꾸는 것처럼 그 사람 모습이 내 앞에서 아른거리고 깊은 어둠 속에서
점점 뚜렷해져요.
그 밖에 내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은 빛도 없고 색깔도 없어요.
언니 동생과 노는 것도 이제는 흥미가 없어요.
그냥 울고만 싶어요.
조용히 작은 골방에서. 나는 그 사람을 본 후부터 장님이 된 것 같아요.
전체 여덟 곡 가운데 가장 찬란하고 두드러지는 곡은 2곡 ‘누구보다도 뛰어난 그이 Er, der Herrlichste von allen’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온화함과 선량함, 사랑스런 입술, 맑게 빛나는 눈, 명료한 의지와 굳센 용기를 칭송하면서도 자신은 그 드높은 별에 비해 너무나 하잘것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에게 어울리는 기품 있는 처녀가 나타나길 기원할 뿐이라는, 굴종적일 만큼 겸허한 내용의 노래입니다.
모든 사람 중에 가장 뛰어난 그 사람.
얼마나 따뜻하고 얼마나 멋있는지 부드러운 입술 맑은 눈동자
명쾌한 사고력과 단호한 용기. 마치 저 파란 하늘 속에서 밝고 찬란하게 빛나는 별처럼 그 사람은
나의 하늘에 밝고 찬란하게 거룩하게 멀리 있어요.
돌고 돌아라 당신의 괘도를 따라서.
나는 오직 빛나는 모습만 바라볼게요.
오직 겸손하게 바라볼 거예요.
그리고 찬란한 슬픔도 느낄 거예요.
나의 조용한 기도에 귀 기울이지 마세요.
오직 당신의 행복만 비는 기도를.
당신은 저와 같은 미천한 여인을 알아서는 안돼요.
찬란하게 높이 빛나는 별이여.
모든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귀품 있는 여성만이 당신의 선택으로 행복해져야 해요.
그리고 저는 그 여인을 몇 천 번이라도 축복할거예요.
그런 후 저는 기뻐서 울고 싶어 질 거예요. 행복해요.
전 그걸로도 행복해요.
저의 심장이 부서진다 할지라도.
오! 심장이여 부서져라 무슨 상관이랴.
이 연가곡 전체에서 가장 아름답고 우아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곡은 4곡 ‘그대 내 손의 반지여 Du Ring an meinem Finger’일 것입니다. “그대 내 손의 반지/ 내 작은 금반지여/ 내 그대에게 경건하게 입맞추고/ 내 가슴에 대어봅니다 // 어린 시절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꿈을/ 이제 마무리했습니다/ 나는 황량하고 무한한 곳에서/ 홀로 길을 잃고 헤맸죠 // 그대 내 손가락의 반지여/ 그대는 이제야 나를 일깨워주고/ 내 시야를 열어주었습니다/ 삶의 무한하고 심오한 가치를 // 나는 그이를 위해 일하고 그이를 위해 살렵니다/ 그이에게 온전히 속하고/ 그이에게 나 자신을 바치고/ 그의 광채를 받아 변모한 내 모습을 바라보렵니다.” 격정적 선언을 담고 있으면서도 깊고 차분하게 내면을 관조하는 이 노래는 이제 드디어 여주인공이 결혼을 현실로 받아들였음을 보여줍니다.
너 내 손가락의 반지여.
나의 작은 금반지여.
나는 너를 경건하게 입술에 댄다. 경건하게 나의 가슴에 댄다.
나는 그를 꿈에서 보았지.
어린 시절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꿈에서 나는 외톨이였단다.
황량하고 끝없는 세계에 버려진 채로.
너 내 손가락의 반지여. 그 때 네가 나에게 처음 가르쳐 주었지.
나의 눈에 쉽게 설명해 주었지.
삶의 한없는 가치를.
나는 삶의 가치를 위해 일하고 살 거야.
그것에 모든 것을 맡길 거야.
나 스스로 그것을 섬기고 나 자신을 발견하고 싶단다.
그 찬란함 속에서 내가 얼마나 아름답게 되었는지를.
너 내 손가락의 반지여. 나의 작은 금반지여.
나는 너를 경건하게 입술에 댄다. 경건하게 나의 가슴에 댄다.
지금 너무 행복해요. 반지를 끌어안고 너무 행복해요.
슈만 피아노 협주곡 A단조 - 한 낭만주의자의 꿈
낭만주의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아름다운 걸작의 하나. 10여 년간 연모해 왔던 클라라와의 결혼을 통해 얻어진 청춘의 환희와 포
만감 속에 잉태된 고금의 명작. 클라라와의 결혼 이듬해에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환상곡’a단조’를 작곡했는데 5년 뒤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고자 마음먹었을 때 이 환상곡을 수정 가필해서 1악장으로 하고 2악장 안단테와 3악장 알레그로를 추가하여 완성한 협주곡. 낭만주의자 슈만의 시정이 유감없이 표출되어 낭만파 피아니즘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 1845년 12월4일 아내 클라라의 연주로 초연되었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훗날 슈만은 아내에게 이 곡은 ‘기교 위주의 피아니스트를 위해서 쓴 곡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는데 작곡가의 이 말은 이 곡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즉 그의 목표는 고전적 이상에 의거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일체화된 서사시를 작곡하는 것이었다.
<Monte Carlo 관현악단이 협연하는 Richter의 피아노 연주로 듣는다.>
이렇게 해서 음악감상을 끝낸 뒤 잠깐 하나님 말씀을 다같이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태복음 5:43-48
43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44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45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취게 하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리우심이니라 46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세리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47 또 너희가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48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老子 49 章
善者吾善之
선한 사람에게 나는 선으로 대하지만
不善者吾亦善之
선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나는 역시 선으로 대한다
德善
그리하여 선이 이루어진다
하나님 말씀과 같이 우리에게 잘해주는 사람이나 아닌 사람이나 가리지 않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그 사랑으로
모두에게 사랑을 베푸는 한해가 되기를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다음 주에는 저희들이 친구분 내외와 여행을 가기때문에 부득이 건너 뛰고 대신 1월31일 목요일에 그 다음날 가는 우리 친구
내외분을 송별하는 의미에서 7시까지 각각 음식을 준비해와 다같이 저녁을 한 뒤에 움악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1월31일 저녁 7시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석운 김동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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