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음악회

제200회 화요음악회는 고향의 봄을 연상시키는 포근한 잔치였습니다

석운 2017. 8. 22. 21:08

안녕하십니까?

5년 반쯤 전에 가벼운 마음으로 몇몇분과 같이 음악을 들으려 시작했던 화요음악회가 어느듯 200회를 맞았습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이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소중히 여기시는 분들의 꾸준한 격려와 도움 덕분에 오늘에 이른 것을 너무도 감사히 생각합니다.



오늘 겨울답지 않은 화창한 날씨도 200회 화요음악회를 축하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저녁 6시에 시작하기로 되어 있었

지만 부득이해 저녁에 시간을 내지 못하는 분들은 꽃을 들고 음식을 들고 낮부터 다녀가시면서 축하의 말씀을 남기고 가시기에  한껏 잔치 분위기를 일찌감치 일깨워 놓으셨습니다. 이윽고 시간이 되자 손에는 음식 접시를  얼굴엔 가득


웃음을 띄고 회원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운 꽃다발을 함뿍 들고 오시는 분들도 많으셔서 집안이 꽃대궐이 되었습니다. 결코 좁다고 할 수 없는 거실이 회원들로 가득 차고 부엌에서 음식상을 차리는 여인네들의 분주한 손길과 싱그러운 정담으로 한껏 잔치 분위기가 고조되었습니다. 우리 한국의 음식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그리고 한국 여인들의 음식 솜씨는 아마도 세계 제일일 것입니다. 각각 들고 온 음식들을 상 위에 펼쳐 놓으니 곧장 최고 뷔페 상이 되었습니다. 어느 분은 시루 떡을 해오섰고 어느 분은 증편 떡에 축 200이란 숫자까지 넣어 갖고 오셨습니다.


넉넉하게 차려진 음식을 마음껏 가져다가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오늘 초대손님으로 오신 어느 여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자분께서는 마치 고향의 집에 돌아온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여 동감하였습니다. 아무리 지상의 마지막 남은 천국이라는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지만 고국을 떠나 살고 있는 교민들의 가슴은 한구석이 허전하기 마련인데 이런 자리에서는 그 허전함이 잠시라도 채워질 수 있기에 하시는 말씀였을 것입니다. 화요음악회는 음악을 듣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자칫하며 허허롭기 쉬운 교민사회에서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서로 만나 가슴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는 의미에서도 계속되어야 하고 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사가 끝나자 상을 정리하고 오늘의 특별순서를 열기 시작한 오늘의 첫 주인공은 정이안 군이었습니다. 엄마가 교환교수로 지난 2월에 오셨고 아빠가 얼마 전부터 우리 화요음악회에서 국악 코느를 맡아 진행해 주시는 정종훈 성생의 아들인 이안 군은 어려서부터 판소리를 배웠습니다. 오늘은 춘향가 중에서 두 곡을 불러 주었고 또 이곳에 와서 배운 마오리의 하카 춤을 추었습니다. 멋진 소리와 귀여운 춤에 모두가 박수를 아끼지 않앗습니다.

뒤 이어 우리 화요음악회의 가장 모범생이신 강산님이 나오셔서 특기인 베싸베 무쵸,

톰 죤스의 그린 그래스 홈, 그리고 요사이 국악코녀에서 배운 갈까부다를 열창해 주셨습니다. 고희의 나이가 지나신 강산님이 갈까부다의 놸를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전부 외워서 부르시는 모습에 우리 모두는 박수를 안 칠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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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질 수 없다는 듯 홍회장이 나와서 이태리 가요를 이태리어 원어로 부르면서 나중엔 우리 가요 뜨거운 안녕을 온몸을 뒤틀며 열창해 주셔 여자분들로부터 '오빠'소리를 받아내고야 말았습니다.

여자분들도 질 수 없다고 서니님이 나오셔서 '아침이슬'을 엄숙하게 불러 주셨고 뒤 이어서는 라라님이 나오셔서 예쁜 노래를 한곡조 뽑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박사님께서 나오셔서 슈만의 트로이 메라이를 피아노 독주로 연주해 주셨습니다. '하나의 음악을 창조해내는 일은 열 번 기도보다 낫다'라는 마음으로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서 이제 노년의 멋장이 피아니스트가 되신 한박사님의 트로이 메라이 연주는 한박사님이 좋아하신다는 호로비쯔의 연주보다 더 정감있게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다

시 그 옛날 학창시절 대학로의 마로니에와 학림다방을 생각하며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눈물 속에 봄비가 ....'로 시작하는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의 노래를 피아노로 멋지게 연주해 주셨습니다. 모두가 손이 떨어져 나가라고 박수를 쳐드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든 순서를 마치며 제가 '김 훈'의 글 중 "노인들은 손자가 자라서 유모차를 졸업하면 그 유모차를 밀고 다니며 조심조심 걸어다닌다'라는 글을 읽어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육신이 쇠약해가는 지금 우리는 무언가에 의지해야하고 그렇기에 남은 삶을 보다 더 의미있고 보람있게 살아가야 하기에 화요음악회 같은 모임을 통해서 서로 만나 격려하고 힘을 합해 보람있는 삶의 길을 향해 나가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뉴질랜드에 있는 한은 여러분과 같이 화요음악회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약속도 드렸습니다.


다시 한번 오늘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뒤에서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제 300회를 향해 뻗어나가는 화요음악회의 충실한 청지기가 될 것을 다시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