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음악회

제246회 화요음악회도 잘 열렸습니다

석운 2019. 3. 12. 17:59

안녕하십니까? 아직은 한낮의 햇살이 제법 뜨거운 늦여름입니다. 하지만 저녁이 되면 아주 상쾌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요즈음의 매일 매일입니다. 이렇게 좋은 기후 속에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모여 정담도 나누고 또 음악도 들었습니다. 다음이 오늘 진행된 내역입니다.

바이올린 협주곡 D 단조

슈만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아는 분들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그의 피아노 협주곡이나 첼로 협주곡이 너무 유명하기에 그 그늘에 가려서 안 보이는 이유도 있겠지만 사실은 기이한 사연이 있습니다.

그의 협주곡 중 가장 나중에 작곡된 이 곡은 당대의 명 바이올리니스트인 요제프 요아힘(Joseph Joachim, 1831-1907)에게 헌정되었지만 불행하게도 초연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슈만 사후 80년 동안 잊혀져 있었습니다. 이 곡이 작곡된 것은 18539월이었지만 이미 그때 그는 심한 정신적 분열증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18542월에 라인 강에 뛰어들어 죽음 직전에 구조되었으나 치료를 위해 요양원으로 실려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슈만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았던 요아힘은 이 협주곡이 정신적 비정상상태에서 쓰인 것을 확신했기에 요아힘은 이 곡의 초연을 기피했다고 합니다.

문득 예전에 읽었던 Paul Holmes의 브람스 전기에서의 한 단락이 기억나서 여기에 옮겨봅니다(번역이 없어 원문을 그대로 적습니다)

He (Schumann) began to hear voices again; angels and demons echoed through his divided nature. The spirits of Mendelssohn and Schubert dictated a theme which was none other than that of his own Violin Concerto, and commanded him to write variations on it. As he worked at the music on the night of 27 February he could suddenly bear it no longer. Dressed only in a robe and slippers, he ran out of his house and threw himself into the Rhine. A barge rescued him, but could not salvage his mind.

거룻배가 그를 구했지만 그의 정신은 구할 수 없었다는 마지막 문장이 가슴을 아프게 만듭니다.

이 구절을 읽고 나면 슈만이 그렇게도 좋아했던 젊은 친구 요아힘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갑니다. 결국 이 곡은 슈만 생전에는 빛을 못 보았고 그의 사후에 요아힘이 악보를 프로이센 국립도서관에 넘기면서 슈만 사후 100년 즉 1956년 이전에는 출판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1933년 요하임의 조카딸들에게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꿈에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옐리 다라니(Jelly d'Arányi)에게 슈만이 나타나서 동생인 아딜라 파치리(Adila Fachiri)에게 이 작품을 찾아오도록 해서 연주하라고 요청했답니다. 두 사람은 이 곡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곧이어 다시 요하임으로부터 영적인 메시지를 받은 그들은 프러시아 국립도서관에 이 곡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믿기 힘든 일이지만 여하튼 이렇게 해서 슈만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80년만에 햇빛을 보게 되었고 초연은 조카 딸이 아닌 당시 독일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게오르크 쿨렌캄프와 베를린 필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193711월이었습니다.

이 곡에는 슈만 특유의 낭만과 기량이 담겨있습니다. 물론 이 곡을 작곡할 당시 슈만은 정신착란증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었기에 작품의 완성도는 좀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소나타 형식의 강건하지만 너무 빠르지 않은’ 1악장이 지난 뒤 천사가 들려주는 멜로디를 받아 적었다고 슈만 스스로가 말하는 2악장의 꿈결처럼 아름다운 선율, 그리고 쉼없이 계속되는 3악장에서 현 위를 바삐 미끄러지며 활이 빚어내는 희망에 찬 노래를 듣다 보면 왜 나중에 이 곡을 연주했던 명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힌 (Yehudi Menuhin, 1916-1999)이 이 곡을 그렇게 칭찬하며 즐겨 연주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는 명장 Henryk Szeryng의 바이올린과 Antal Dorati가 지휘하는 London Symphhony Orchestra의 연주로 듣습니다.





슈만의 4번 교향곡을 듣기 전에 잠깐 동영상 두 편 보겠습니다.

https://youtu.be/2C2C6vaER1g  정경화  내 영혼 바람되어

https://youtu.be/pg9x0z_anP4  정경화 조성진 두 거장의 만남

 

슈만 교향곡 4

슈만의 생애에서 1841년은 교향곡의 해라고 불립니다. 그 전해에 클라라와 결혼해 행복의 절정기에 있었기에 영감이 솟아올라 교향곡 1번과 4번을 비롯한 다수의 관현악을 작곡했습니다. 교향곡 1을 발표한 뒤 자기에게 교향곡에 대해 자신을 얻게 해준 아내 클라라에게 다음 교향곡을 헌정하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렇게 해서 같은 해에 완성된 곡이 이 4번 교향곡입니다. 사실은 2번이어야 하는데 아 곡의 초연 뒤 무언가 미진한 느낌이 들어 출판을 보류했다가 10년 뒤 개정보완해서 출판했습니다. 그 사이에 23번 교향곡이 출판되었기에 4번으로 순차가 밀린 것입니다.

낭만적인 슈만의 곡들 중에서도 가장 낭만적인 기질이 분출되는 이 곡은 슈만의 개성이 드러나면서도 아주 탄탄한 구성을 보여줍니다. 악장 사이에서 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슈만답게 이 곡도 쉼 없이 연주되며 악장끼리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1악장 매우 느리게(Ziemlich langsam)

고뇌가 가득한 슈만이 클라라를 만나기 전 방황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2악장 로만체. 매우 느리게(Ziemlich langsam)

바이올린 독주가 더없이 감미로운 선율을 연주하면서 희망을 찾는 슈만과 클라라의 아름다운 모습을 상기시킨다

3악장 스케르초. 활기차게(Lebhaft)

활기차면서도 극적인 이 악장은 내면에서 무언가와 투쟁을 하는 듯한 슈만의 심경을 표현한다.

4악장 느리게(Langsam)

마지막 악장은 빠른 D장조로 분위기를 전환하며 환희에 가득한 승리의 장면을 연출하며 끝난다.

 

하나님 말씀 보겠습니다.

좋은 시()를 쓰고 싶어 하는 시인에게 때로는 시마(詩魔)가 나타나서 도와준다고 합니다. 슈만이 바이올린 협주곡을 썼을 때엔 어쩌면 음()의 요정이 나와서 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믿는 사람들이 의지할 것은 오직 성령입니다.

로마서 811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의 영이 너희 안에 거하시면 그리스도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가 너희 안에 거하시는 그의 영으로 말미암아 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

이번 주도 우리 안에 계신 성령에 의지하셔 평안한 매일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주부터는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1001곡의 클래식 음악책에서 선정하여 여러 작곡가의 곡을 골고루 듣기로 했습니다.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