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무더운 여름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요즈음이지만 저녁나절엔 선선한 바람도 불어 음악을 듣기에 좋은 시간을 만들어줍니다.
저희 부부의 남섬 여행 때문에 3주를 쉴 수밖에 없어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었지만 시간이 되자 한 분 두 분 다정한 얼굴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차 한 잔 하면서 정담을 나눈 뒤 미리 예고해드린 대로 음악영화 마지막 4중주를 보았습니다.
마지막 4중주
최고의 연주력을 바탕으로 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현악사중주단 ‘푸가!’
정상의 인기를 누리던 이 팀에 커다란 문제가 생긴다. 팀의 리더이자, 첼리스트인 ‘피터’가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것이다. 손을 떠는 파킨슨병의 진단을 받은 그는 이제 더 이상 악기를 다룰 수 없게 된 것이다. 팀의 정신적 지주였던 ‘피터’의 발병은 이 사중주단의 음악 팀워크에 큰문제로 대두된다. 그러나 곧 이어 더 큰 문제들이 터져 나오는데 그것은 음악보다 이들이 오랜 세월 동안 숨기고 억제해 왔던 감정의 문제였다. 리더의 육체적 질병이 이들의 정신적 갈등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피터가 건재할 때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던 팀이, 피터의 발병으로 구심점을 잃자, 예전에 없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와 팀은 위기에 빠지고 더 나아가 각자의 삶마저 위태롭게 된다.
피터는 본인의 발병으로 인해 위태로워진 팀과 함께 자신의 마지막 무대가 될 25주년 기념 공연을 준비하는데,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한 베토벤 현악4중주 제14번을 연주할 것을 제안한다. 이 곡은 모두 7악장 구성으로 난이도는 말할 것도 없고, 전 악장을 쉼 없이 연주해야 하는 난곡 중의 난곡이다. 마치 위기에 빠진 팀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인지를 시험하는 듯한 선곡을 앞두고.......
영화에서 피터가 학생들에게 던진 유명한 질문이 있다. ‘현악4중주 14번은 모두 7악장인데 쉬지 않고 연주해야 한다. 그런데 쉬지 않고 연주하면 4개의 악기들의 조율이 어긋나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연주를 멈추나 아니면 불협화음을 무릅쓰고 필사적으로 맞춰가며 연주를 해야 하나?’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아닐까 한다. 불협화음이 생겨도 각자 맡은 바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며 연주를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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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자 배우들의 열연과 아름다운 음악에 빠져 모두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영화에 몰입했습니다. 영화의 끝 부분 피터의 마지막 고별 공연이 된 베토벤의 현악 4중주 14번 연주는 심금을 울리는 백조의 노래였습니다. 곡을 마치지 못하고 무대를 내려서는 피터의 모습은 아름다웠고 그가 내려간 뒤에도 뒤를 이어 첼리스트 니나가 바톤을 받아 마지막 7악장을 연주하며 영화가 끝날 때는 모두가 아쉬워 엔딩 크레딧이 화면에서 사라질 때까지 움직이지를 못했습니다.
현악4중주를 제대로 이해하는 계기도 되었고 또한 네 사람의 연주자가 호흡을 맞추어 오랜 동안 훌륭한 사중주단을 계속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도 알게 만드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저는 회원분들에게 댁으로 돌아가셔서 다시 한 번 차분한 마음으로 베토벤의 현악4중주 14번을 들어 보실 것을 권유했습니다. 틀림없이 새로운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권장하고 싶은 음반은 첫째가 Budapest String Quartet의 1961년 녹음입니다.
둘 째는 1930년대의 녹음으로 모노이지만 놓질 수 없는 연주인 Busch Quartet의 음반입니다
***참고로 영화에서는 ‘Brentano String Quartet’가 연주한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제14번과 하이든의 현악사중주 제5번 3악장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과 바흐의 무반주 첼로 제4번도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는 다시 슈만의 음악을 중심으로 듣겠습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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