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햇살 좋은 한낮엔 따뜻했지만 으쓱하고 해지면 어둠과 더불어 차가운 기운이 내려앉는 저녁나절입니다. 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의 발길은 화요일 저녁엔 이곳 정이정으로 자연스레 모여듭니다. 오늘도 같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가을에 듣기 좋은 음악을 들었습니다.
클라리넷 협주곡 (Clarinet Concerto in A major, K.622)
모차르트가 친구 안톤 슈타틀러(1753-1812)를 위해 작곡한 또 하나의 곡이 클라리넷 협주곡입니다. 흔히 ‘천상의 아름다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 아름다운 곡은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두 달 전에 작곡되었습니다. 클라리넷을 유난히 좋아했고 또 그 독특한 음색을 가장 잘 이해한 첫 작곡가라는 명성에 어울리게 그가 쓴 이 클라리넷 협주곡은 참으로 클라리넷에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 원래 이 곡은 슈타틀러가 보통의 클라리넷보다 낮은 음역이 더욱 확장되도록 고안한 바셋 클라리넷(basset clarinet)을 위해 작곡되었다고 합니다.
죽음을 바로 앞에 두고 작곡된 곡이라 때로는 고별사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찬란하도록 화려한 높은 음과 가슴 속 깊은 곳이 울릴 것 같은 낮은 음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이 곡은 천의무봉(天衣無縫)이라는 표현이 결코 지나치지 않은 모차르트의 대표적인 곡입니다.
특히 아다지오의 2악장이 1985년에 발표된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Out of Africa)’에 수록되어 이 곡은 더욱 유명해졌고 더욱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생명력 넘치는 아프리카의 대자연의 해가 져가는 장면에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이 아닌 다른 음악이 흘렀다면 이 영화는 많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다정하고도 감미로운 이 아다지오의 선율은 몇 번을 들어도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모두 3악장으로 되어있습니다.
명곡인 만큼 좋은 연주가 많습니다. 모노이지만 레오폴드 블라흐의 클라리넷에 로진스키가 지휘하는 빈 국립 가극장 관현악단의 연주도 정평이 나 있고 잭 브라이며의 클라리넷에 토마스 비첨이 지휘하는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좋지만 우리는 오늘 Alfred Prinz의 clarinet과 Karl Bohm이 지휘하는 Vienna Philharmonic의 협연으로 듣습니다;
잠깐 쉬는 사이에 영화 'Out of Africa'에서 이 곡의 2악장이 흐르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감상합니다.
https://youtu.be/Rjzf_cWzlp8 Out of Africa & Mozart Clarinet Concerto
오늘 두 번째로 감상한 곡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입니다.
Chopin의 피아노 협주곡 1번 op. 11
쇼팽은 두 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썼습니다. 사실은 2번 협주곡을 먼저 완성했지만 쇼팽 스스로가 1번을 더 좋아했기에 먼저 출판했고 그래서 1번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그 당시의 협주곡들이 독주자의 기량을 맘껏 뽐내도록 작곡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쇼팽의 협주곡도 그랬습니다.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1001곡의 클래식’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이 너무 피아노에 편중되어있고 관현악은 뒷전으로 물러나 있기에 마치 발레에서 주인공의 발끝 돌기를 보여주기 위해 다른 모든 단원들은 배경막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음악학자들의 의견이고 우리 애호가들이 듣는 쇼팽의 곡은 그냥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특히 1번 협주곡의 2악장의 로망스는 한번 들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애절함이 깃들어 있습니다. 쇼팽이 19살 때 짝사랑했던 성악가 '콘스탄치아 글라드코프스카'를 그리며 작곡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쇼팽은 스무 살 때 바르샤바에서 열린 연주회에서 이 곡을 초연하고 폴란드를 떠나고 끝내 첫사랑의 연인은 만나지 못합니다.
오늘은 우리나라의 자랑 조성진이 2015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감상하겠습니다.
조성진 – Piano Concerto in E minor Op. 11 (final stage of the Chopin Competition 2015)
Warsaw Philharmonic Orchestra / Jacek Kaspszyk 지휘
음악 감상이 끝난 뒤 하나님 말씀 보았습니다.
고린도 전서 1장 23 – 25절
23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
24 오직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
25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지혜롭고 하나님의 약하심이 사람보다 강하니라
하나님의 능력과 그분의 지혜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모두가 되시기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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