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2월이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얼룩진 올 한해는 모두에게 힘든 해였지만 그래도 시간은 흘렀습니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그 기세를 꺾지 않은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이곳 뉴질랜드에서는 다행히 더 이상의 지역 내 감염이 없어서 이렇게 모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합니다. 연말이라 이런저런 일로 여러분이 빠지셨지만 그래도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이 모여 음악도 듣고 세상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다음은 오늘 진행된 내역입니다.
Scriabin (1871-1915) Symphony No. 2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세기의 전환기에 살았던 스크랴빈은 독특한 음악가입니다. 모두 5개의 교향곡을 썼으며 나중의 3,4,5번은 모두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그의 음악 양식과 방법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어서 당시 후기 낭만파의 음악 사조와는 연관 짓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도 처음에는 전통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은 낭만적인 작품을 쓰기도 했습니다. 음악학자들은 스크랴빈이 초기를 벗어나서 중기로 접어드는 시점을 대략 1904년으로 잡습니다. 1898년에서 1903년까지 그는 모스크바 음악원의 피아노 교수로 있었는데 이 곡은 그때 작곡되었기에 후기 낭만파의 농후한 낭만주의 사상이 녹아있는 스크랴빈 초기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곡입니다.
모두 5악장으로 되어있고 연주 시간은 40분 정도입니다.
Neeme Jarvi가 지휘하는 Scottish National Orchestra의 연주로 듣습니다

Piano Sonata N0. 5번 작품 53
스크랴빈은 1892년부터 무려 20년간 10곡의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습니다. 1번에서 10번까지의 그의 소나타를 통해 그의 정신적 그리고 작곡 양식상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의 강한 개성 그리고 내면의 소리를 찾기 위한 그의 치열한 노력을 느낍니다.
5번 소나타는 작곡가 스스로가 가장 뛰어난 곡이라고 인정했고 오늘날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이며 이 곡부터 10번 소나타까지는 단악장입니다. 이 곡의 서두에 그는 ‘창조의지의 저 깊고 어두운 곳에 불타고 있는 신비로운 힘들이여 나는 그대들에게 생명을 주노라’고 자작시의 일부를 적어 놓았습니다. 그가 음악을 통하여 존재에 대한 물음과 내면을 향한 탐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곡입니다. 이 곡은 1907년 스위스 로잔에서 불과 6일만에 작곡되었는데 옆에서 지켜본 부인 타티아나는 ‘마치 샘물처럼 작품이 쏟아져 나왔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Horowitz의 1976년 연주로 듣습니다.

법열(法悅)의 시(The Poem of Excstasy): Scriabin Symphony No. 4
스크랴빈의 4번째 교향곡이지만 오히려 교향시라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법열(法悅)의 시’라는 이름이 시사하듯 신지학(神智學)을 신봉하는 이 작품은 초연 때는 남녀의 행위를 음악의 세계에 끌어들인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은 곡입니다. 하지만 5부 형식으로 짜여 있는 짧은 5악장 형식의 이 곡은 뛰어난 색채적인 관현악법, 대담한 화성, 그리고 `신비 화음'이라 이름 붙여진 특이한 화음의 사용으로 아주 몽환적이고 관능적인 울림을 창출해 냅니다. 작곡가가 추구하는 종교적 법열이나 관능적 황홀의 무아도취의 경지를 통해 `예지의 세계'를 추구하려는 대단히 신비한 느낌을 주는 곡으로 스크랴빈의 대표작입니다.
Mravinsky가 지휘하는 레닌그라드 교향악단의 연주로 듣습니다.

신지학(神智學)
통상(通常)의 인간적인 인식 능력을 초월한 신비적·직관적 영지(靈智)에 의해 신을 체험·인식하려고 하는 신비설. 신지학은 영어로 THEOSOPHY라고 하는데 이는 THEO(신)와 SOPHY(지혜)가 합해진 말이다. 신의 지혜라는 뜻이다. 이때의 신은 기독교의 신과는 다른 존재이다. ‘진리보다 더 나은 종교가 없다’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우리가 열심히 수행하고 정진하므로 전해 내려오는 그리고 숨겨진 신의 지혜(진리)를 깨치므로 삶의 의미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라고 믿습니다. 계시에 의해 신에게 나아가는 종교와는 다릅니다.
같이 본 하나님 말씀은 로마서 1장 20절에서 23절입니다.
20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 그러므로 그들이 핑계하지 못할지니라
21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하지도 아니하고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여지며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나니
22 스스로 지혜 있다 하나 어리석게 되어
23 썩어지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질 사람과 새와 짐승과 기어다니는 동물 모양의 우상으로 바꾸었느니라
머리 좋고 뛰어난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잘못이 하나님의 뜻을 거슬러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보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노력이 헛되다는 것을 성경은 증명하고 있습니다. 가장 지혜로운 길은 하나님의 섭리를 따르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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