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2회 화요음악회
하루 종일 비가 오는 날씨였지만 석 달 만에 다시 열리는 화요음악회를 찾아오시는 회원들의 발길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지난 8월11일에 돌연 다시 발생한 코로나 때문에 봉쇄령(Lockdown) 2단계가 선포되어 오늘까지 모임을 갖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회원 모두가 답답하고 힘든 봉쇄령을 참아 견디고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지만 아직도 많은 나라 사람들이 코로나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가슴이 아픕니다. 빨리 코로나가 퇴치되어 전과 같은 정상적인 삶이 돌아오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화요음악회를 다시 시작하는 첫 날이기에 서로 만나 정담도 나누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기 위해 본격적 음악감상보다는 음악 영화 한 편을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영화가 더 컨덕터(The Conductor)였습니다.
더 컨덕터(The Conductor), 뉴욕 필하모닉이 96년만에 만난 마에스트라

뜨거운 열정과 아름다운 음악을 겸비한 안토니아 브리코!
<더 컨덕터>는 클래식 음악사 최초로 뉴욕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지휘한 여성 지휘자인 실존 인물 안토니아 브리코 <Antonia Brico(1902.06.26 ~1989.08.03)>의 감동적인 스토리이다. <더 컨덕터>는 안토니아 브리코가 당대의 편견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인 음악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그녀가 빚어낸 유려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뉴욕 필하모닉 창단 96년만의 첫 마에스트라가 되기까지 안토니아 브리코의 열정의 순간들을 고스란히 담아낸 <더 컨덕터>는 실존 인물 안토니아 브리코의 이야기로 현실적이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
보는 즐거움뿐 아니라 듣는 즐거움도 함께 선사한다!
재즈와 클래식을 넘나드는 <더 컨덕터> 속 음악들은 중요한 장면마다 저마다의 특별한 이유를 가지고 배치되었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와 같이 모두에게 익숙한 곡부터 말러의 <심포니 4번>, 드보르작의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로망스>, 거쉰의 <랩소디 인 블루>까지 다양한 음악들이 저마다의 의미를 지니고 영화의 각 장면들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아무도 막을 수 없었던 열정으로 이겨낸 세상의 편견!
<더 컨덕터>는 남다른 열정으로 세상의 편견을 이겨낸 안토니아 브리코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그녀가 활동한 1920년대와 1930년대에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편견이 만연해 있었다. 카라얀이 1980년대 베를린 필에 첫 여성 수석 클라리넷 연주가를 영입하기 위해 베를린 필 전체와 맞서는 투쟁을 벌였고 빈 필하모닉이 1997년에야 첫 여성단원의 입단이 허락되었을 만큼 여성에 대한 편견은 고질적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생각할 때 안토니아 브리코가 1920년대와 1930년대 마주했어야 하는 편견의 벽은 얼마나 두텁고 높았을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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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이 넘는 꽤나 긴 영화였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숨을 죽이고 감상하다가 마지막에 안토니오 브리코의 멋진 지휘로 음악이 연주되는 감동적인 피날레로 끝이 나자 모두 바로 우리 앞에 그녀가 있는 것 같이 박수를 쳤습니다. 내용도 음악도 배우들의 연기도 모두 뛰어난 영화였습니다. 특히 ‘예술가는 미쳐야 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대사는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켰습니다. 앞으로의 우리의 삶에서 우리는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 그리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미쳐야 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무언가를 이루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오늘 좋은 시간을 같이 하여 주신 악우(樂友)들께 감사드리며 다음 주부터는 정상적인 음악 감상을 하겠습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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