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음악회

제279회 화요음악회도 잘 열렸습니다

석운 2020. 7. 28. 19:55

안녕하십니까? 이곳 오클랜드에는 남국의 겨울이 한창입니다. 비도 자주 오고 하루에도 몇 차례씩 무지개가 뜨고 또 날씨도 제법 차갑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바닷가 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정이정의 화요음악회는 계속됩니다. 또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의 발길은 겨울 추위도 짓궂은 빗줄기도 결코 멈출 수 없습니다. 오늘도 같이 모여 정담을 나누고 음악을 들었습니다. 다음은 오늘 들은 내역입니다.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이 곡은 피아노 협주곡 1번 뒤에 나온 작품으로 그의 두 번째 협주곡입니다. 작곡을 한 장소는 스위스 제네바 호반의 클라랑스입니다. 그곳에 가게 된 경위는 잘 알려진 대로 이바노브나 밀류코바(Ivanovna Milyukova)와의 결혼이 파경에 이른 뒤에 온 우울증에서 벗어나려고 쉬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 그에게 제자이자 바이올린 연주자인 요지프 코테크(Yosif Kotek)가 찾아와서 에두아르 랄로(Édouard Lalo 1823 -1892, 프랑스 낭만주의 작곡가)의 스페인 교향곡(Symphonie Eapagnole)의 악보를 보여줬습니다. 독특한 형식의 바이올린 협주곡인 이 곡을 코데크와 더불어 같이 연주해보면서 차이콥스키는 크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도 이 곡과 같이 조국의 선율을 기반으로 한 바이올린 협주곡을 쓰기로 작정하고 곧 작곡을 시작했습니다. 바이올린 연주자가 아니었던 차이콥스키는 바이올린 독주 부분 작곡은 요지프의 도움을 받았고 작곡은 의외로 매우 빨리 이루어져 한 달도 안되어 곡이 완성되었습니다.

 

곡이 완성되자 차이콥스키는 그 당시 러시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레오폴드 아우어(Leopold Auer, 1845~1930)에게 헌정함과 동시에 초연을 의뢰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작품을 받아본 레오폴드는 곡이 연주하기에 너무 난해하다고 하며 초연을 미루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차이콥스키는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작곡가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고 이 곡은 연주할 수 없는 난해한 작품으로 세상에 나오지 못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다행히 얼마 후에 아돌프 브로츠키(Adolph Brodsky, 1851~1929)라는 젊은 연주가가 차이콥스키를 찾아가 연주를 자청했고 드디어 1881 12 4일 빈에서 한스 리히터의 지휘 아래 초연이 이루어졌습니다. 차이콥스키는 이에 대한 보답으로 브로츠키에게 이 작품을 헌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초연은 성공하지 못했고 비평가들은 혹평을 마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던 브로츠키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이 작품을 연주하였고 드디어 1882년 런던 공연에서 대성공을 거두고 이어서 모스크바에서 첫 공연을 하여 다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한 바이올리니스트의 노력에 힙입어 빛을 본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이제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 받는 곡이 되었습니다.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4대 바이올린 협주곡의 하나로 손꼽히는 이 곡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음악 콩쿠르이며 클래식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의 지정곡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바이올린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누구나라도 반드시 극복하고 넘어야 할 협주곡이 되어있습니다. 레오폴드 아우어와 같은 명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 불가능이라고 하던 곡을 콩쿠르에 나온 젊은이들이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모습을 차이콥스키가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자못 궁금해집니다.

 

모두 3악장으로 되어있습니다.

 

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 (Allegro moderato)

 

보통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관현악이 1,2 주제를 연주한 뒤에 독주 바이올린이 그것을 받아서 연주하는데 이 곡에서는 특이하게 관현악의 짧은 서주에 이어 곧바로 바이올린이 제1 주제를 연주합니다. 바이올린의 화려한 기교와 이에 질세라 몰아치는 관현악의 대비가 잘 어울리는 소나타 형식의 악장입니다.

 

2악장 칸초네타: 안단테 (Canzonetta: Andante)

 

칸초네타는 작은 노래라는 뜻입니다. 관악기만의 조용한 서주 뒤에 독주 바이올린이 약음기를 끼고 부드러운 음색으로 탄식하는듯한 슬프고 아름다운 노래를 연주합니다. 차이콥스키 특유의 슬라브적인 정서가 나타나는 선율이 흐르다가 나중에는 관현악이 저음을 바탕으로 혼(Horn)과 함께 슬픔을 노래하다 슬며시 사라지며 끊김 없이 3악장으로 이어집니다.

 

3악장 알레그로 비바치시모 (Allegro vivacissimo)

 

전악장에서 쉼 없이 이어진 종결 악장은 강렬한 관현악의 울림으로 시작해서 화려한 바이올린의 카덴차와 어우러집니다. 바이올린과 관현악이 속도를 내며 전개해 나가다가 중간엔 잠시 우수 어린 선율을 노래하지만 나중에는 기쁨에 넘치는듯한 바이올린 연주와 더불어 장쾌한 관현악 연주로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합니다.

 

David Oistrakh/모스크바 필하모닉, Jascha Heifetz/시카코 관현악단 등의 전설적인 명연주가 있지만 오늘 우리 화요음악회에서는 이들 못지않게 훌륭한 연주를 남긴 한국이 낳은 자랑스러운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연주로 듣습니다.

 

정경화와 앙드레 프레빈이 지휘하는 런던 교향악단이 연주한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흔히 정경화의 전설이 시작되는 출발점이라고 합니다. 이 음반은 1970년에 녹음한 DECCA 음반이고 이는 또한 정경화의 첫번째 음반이자 한국 클래식 라이선스 1호를 기록한 음반입니다. 1970년대 데카 시절은 정경화의 최전성기였습니다. 나중에 1981년에 샤를르 뒤트와와 협연으로 한번 더 녹음했습니다. 둘 다 명연주이지만 오늘 우리는 첫 연주로 듣습니다.

 

막간을 이용해서 발레 동영상을 봅니다. 그 유명한 꽃의 왈츠를 뉴욕시 발레단이 공연합니다.

 

https://youtu.be/LKcZL8q1eBw George Balanchine´s The Nutcracker - Waltz of the Flowers New York City Ballet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삼중주 A 단조 `어느 위대한 예술가를 추억하며'
차이코프스키의 몇 개 안 되는 실내악곡 중의 하나이며 피아노 삼중주는 오직 이 곡 한 곡입니다. ‘어느 위대한 예술가를 추모하며라는 부제가 붙은 이유는 잘 알려져 있듯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니콜라이 루빈슈타인(1835-1881)을 기리기 위하여 차이코프스키가 특별히 작곡한 곡이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음악가이자 교육자였던 루빈슈타인과 차이코프스키는 선후배로 또 동료 음악가로 각별한 사이였지만 안타깝게도 1881년에 루빈슈타인이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모스크바 음악원의 초대 교장이었던 루빈슈타인의 후임으로 차이콥스키가 유력했지만 그는 이를 사양하고 로마로 떠나 그곳에 머물며 그를 추모할 작품을 작곡할 것을 결심합니다. 피아노 삼중주라는 장르가 러시아 실내악 전통상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기에 처음엔 좀 주저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피아니스트인 루빈슈타인을 기리기 위하여 피아노 파트를 돋보이는 곡을 작곡하려고 이 삼중주를 쓰기 시작했고 작곡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곡이 완성되자 18823월 루빈슈타인 1주기를 맞아 비공개 초연이 있었고 그 다음해에 공개적인 연주회를 가졌는데 모두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곡의 구성

 

보통 3악장으로 되어있는 피아노 삼중주와 달리 이 곡은 단 2악장으로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악장이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어 사실상의 3악장 형식으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선배이자 사랑하는 친구를 애도하기 위한 곡인 만큼 애틋한 연민을 바탕으로 쓰인 곡이지만 피아노 파트는 웅장하고 화려하기도 합니다.

 

1악장 Pezzo Elegiaco, 비가(悲歌)적 악장

 

러시아적 우수에 젖은 선율을 조용히 피아노가 반주하면 첼로가 아름답게 노래한다. 곧 이어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가 갈마들면서 제1주제를 노래한다. 차이코프스키의 우울한 감성과 루빈쉬타인을 향한 추모의 상념이 잘 드러나고 있다.

 

2악장은 제1 Theme and Variations(주제와 변주)와 제2 Variation Finale Et Coda(변주 피날레와 코다)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부는 11개의 변주로 루빈쉬타인을 비롯한 음악원 교수들이 모스크바 교외에서 들은 농민들의 노래에서 유래했다는 마주르카와 왈츠 등 다양한 곡들이 펼쳐진다. 2 Variation Finale Et Coda(변주 피날레와 코다) 힘차고 웅장한 변주로 시작하면서 그 비극적 어두움이 절정을 이룬 후 마지막에는 가버린 친구에 대한 슬픔과 체념이 뒤섞인 잔잔한 장송행진 리듬을 피아노가 연주하면서 막을 내린다.

 

Beaux Arts Trio(Philips 1970)의 연주도 좋고 소위 백만 불 트리오라는 A. Rubinstein(피아노), J. Heifetz(바이올린), G. Piatigorsky(첼로)(RCA, 1950)의 연주도 좋지만 우리는 정 트리오(정경화, 정명화, 정명훈)의 연주로 듣습니다.

 

음악 감상 후 본 하나님 말씀은 디모데 후서 47-8절입니다.

 

7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8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2 Timothy 4:7-8

 

7. I have fought a good fight, I have finished my course, I have kept the faith

 

8. Henceforth there is laid up for me a crown of righteousness, which the Lord the righteous judge, shall give me at that day: and not to me only, but unto all them also that love his appearing.

 

가버린 사람이 아무리 위대했어도 또 우리 슬픔이 아무리 커도 세상 것으로는 위로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가지만 바울처럼 이런 신앙 고백을 할 수 있다면 우리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믿음을 지키며 선한 싸움을 계속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주는 제280회 화요음악회를 자축하기 위하여 포트럭으로 저녁을 같이 먹고 정담을 나눈 뒤 옛날의 명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감상하기로 했습니다. 6시까지 모입니다. 많이들 오셔서 즐거운 시간 즐기시기 바랍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