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뉴질랜드에 와서 많은 모임들을 가져왔지만 거의가 교회와 관계된, 그리하여 주로 구역 모임이나 아니면 성경공부의 성격을 띤 또는 예배의 형식으로 모였기에 이러한 모임들이 너무 경직되고 형식에 얽매이기 쉬워 보다 가까운 사람들과 무언가를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여유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었다. 보다 더 자연스럽게 모여 세상이야기도 좀 하고 또는 같이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무언가-그것이 음악이 되었든, 영화가 되었든, 아니면 책이 되었든-를 같이 나누면 또 하나님 말씀에 대해서도 틀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더 친밀하게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우선 생각한 것이 음악이었다. 내가 음악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그런대로 클라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소오스-L/P판이나 CD-를 꽤 소유하고 있고 오디오도 나름대로 갖추고 있으니까 이를 열어놓아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 편히 와서 듣고 대화를 나누도록 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집사람과 같이 의논을 했다. 사람들을 만나고 또 대접하는 것을 좋아하는 집사람이 쾌히 동의하기에 우선 일주일에 한번 화요일 저녁에 모임을 가지려고 이런 모임을 가장 좋아 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몇분들에게 이야기를 해서 지난 3월6일 저녁에 첫 모임을 가졌다. 작은 방이지만 모임을 가진 음악실 사진이다
송재헌 최동주 내외와 사촌처제 김소량, 그리고 바나바와 서니 내외가 첫 모임에 흔쾌히 참가해 주신 분들이다.
부담없고 재미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우선 누구다 다 잘 아는 베토멘의 음악으로 첫 모임을 꾸미기로 생각했기에 아주 간단한 소개 또는 해설과 더불어 이날 들은 음악들은 다음과 같다.
-Beethoven Violin Concerto op 61,
몇 장의 판이 있었지만 이날은 Zino Francescatti가 솔로 바이올린을 맡고 Bruno Walter가 지휘한 Columbia Symphony의 연주로 2악장 Larghetto만 들었다. 브람스, 그리고 차이콥스키(또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들과 더불어 고금을 통털어 가장 위대한 바이올린 협주곡이지만 이들 중에서도 가장 백미는 아마도 베토벤의 것일 것이다.
-Beethoven Cello Sonata No. 3 op69
Mono 소리지만 그래도 Pable Casals 연주로 듣자고 해서 3번 소나타의 1악장만 들었다. 베토벤의 5개 첼로 소나타 중 가장 뛰어낫을 뿐더러 또한 그 누구의 것들 보다 최고의 첼로 소나타로 사랑받는 작품이기에 모두들 좋아했다. 피아노 반주는 Otto Schulhof였다. 아래 2개 L/P의 사진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Beethoven Piano Concerto No.4 op58
베토벤의 5개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서정적인 4번의 2악장 Andante con moto부터 끝까지 다들었다. 많은 연주자들이 다투어 연주한 판들이많았지만 이날은 무난한 연주의 Artur Rubinstein의 피아노 연주로 Barenboim이 지휘한 London Phil의 연주로 들었다.
-Beethoven Piano Trio op97 'Archduke"
끝곡으로는 베토벤의 피아노 3중주 중 가장 유명한 대공(Archduke) 삼중주 중 3악장 Andante Cantabile를 들었다. 다른 연주가들이 연주한 판들도 있었지만 비록 소리는 mono라도 그 전설적인 카잘스 트리오(Alfred Cortot, Jacques Thibaud, Pable Casals)의 연주로 듣자고 해서 그렇게 했다. Andante Cantabile라는 말은 차이콥스키의 현악사중주 2악장을 흔히 그렇게 부르기에 오해의 여지가 있지만 원래 이 말은 '노래하듯이 천천히'라는 뜻이라는 것도 아울러 밝혔다. 그리고 이곡은 베토벤이 루돌프 공작에게 헌정한 곡이기에 대공이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것도 이야기 했다. 모두다 아름다운 이 곡의 매력에 흠뻑 빠진 모습이었다. 아래에 첨부한 2개의 L/P판의 사진을 참고하시오.
불과 몇곡 못 들었지만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그러나 모두 진지하게 듣고 또 즐거워하는 것 같아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시간을 가지려 한다. 많이들 참가해주시면 좋겠다. 끝내기 전에 잠깐 누가복음 14:15-24의 말씀을 갖고 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또한 아주 유익하게 느껴졌다. 첫 시간이라 서툴고 부족한 점 많았지만 계속 만나다 보면 더 좋은 시간으로 바뀌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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