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바람불고 비내리던 화요일이었지만 저녁 마지막 슈베르트를 듣는 모임은 정겨웁고 아름다웠습니다. 31살의 젊은 나이로 삶을 마감한 슈베르트를 듣기 시작한지 벌써 한 달이 지났고 마지막으로 그의 유작 또는 마지막 작품들을 듣자니 왠지 비장한 그러나 아쉬운 아름다움이 실내를 감싸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첫 곡은 그가 죽기 2년전부터 자신의 곡이 너무 즉흥적이라고 비판하며 베토벤처럼 심층 깊은 작곡을 하겠노라고 스스로 다짐한 '위대한 약속'을 지켜나가듯 남겨 놓은 위대한 유산에 속하는 피아노 소나타의 3대 걸작 중 마지막 곡인 21번 D960을 빌헬름 켐프의 연주로 들었습니다. 슈베르트의 삶과 죽음이 음표마다 묻어 나오는 아름다운 곡이지만 1악장만 해도 20분이 넘는 대작이기에 1악장만 들으려 했지만 1악장이 끝나자 2악장도 마저 듣자는 제안에 안단테 소스테누노의 2악장까지 들었습니다.
모두가 숙연해졌기에 분위기를 바꿀겸 그의 가곡 중 괴테의 시에 의한 '물레잣는 그레트헨'를 소프라노 엘리아멜링의 노래로 들었습니다. 물레를 돌리며 파우스트를 기다리는 그레트헨의 그리운 마음이 가득히 담겨있는 아름다운 노래였습니다. 아래 레코드 재킷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곡으로는 그가 죽기 한 달전에 완성되었다는 유일한 현악5중주 op 163을 파블로 카잘스의 첼로가 합세한 5명의 거장들이 연주한 1952년의 녹음으로 들었습니다. 흔히 낭만 음악의 헌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슈베르트의 걸작 중 하나인 이 곡에서 두 개의 첼로가 빚어내는 멜로디를 지금은 이미 유명을 달리한 로스트로포비치가 그렇게 좋아했다는 1악장과 느리고 긴 음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내는 2악장 아다지오를 들으면서 스트라빈스키가 '슈베르트의 음악에서만 천국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 말을 실감했습니다. 현악5중주의 감동이 끝나기 전에 곧장 그의 피아노 3중주 중 2번째곡이며 그가 살아 생전 1828년에 스스로의 손으로 초연을 했으며 첫 국외 출판까지 했던 Pino Trio op 100의 2악장을 아돌프 부쉬 형제와 아돌프의 사위 루돌프 제르킨이 연주한 녹음으로 들었습니다. 약 5년전 오클랜드 시내의 그루비에서 Busch Quartet가 연주한 슈베르트의 실내악 전집을 발견해 손에 넣고 기뻐했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이 귀한 판들을 아마도 우리 화요음악회원들을 위해 그때 이미 준비해 주셨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기 바랍니다.
아쉽지만 이제 한달간 들어왔던 슈베르트와 작별을 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그의 가곡집 '백조의 노래' 중에
2곡을 들었습니다. 백조의 노래는 연가곡집은 아니고
슈베르트가 죽은 뒤 출판업자가 그의 가곡들 중 14곡을 선택해서 출판 한 가곡집입니다.
처음 들은 곡은 그 중 4번째 곡 세레나데인데 시인 Rellstab의 시에 곡을 부친 아름다운 연시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14번째 마지막 곡 '우편 비둘기'를 들었습니다. 시인 Seidl의 시에 곡을 부친 것인데 슈베르트의 천진난만한 마음이 그득히 들어있는 노래입니다.
그가 죽은 지 200년 가까워지지만 그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어 나직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고 또 삶이 힘들 때마다 자기도 힘든 삶을 살았지만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하며 살았노라고 우리에게 힘을 주는 친구로 남아있습니다.
슈베르트에게 작별을 고하고 다음 주 부터는 고독한 작곡가 브람스의 곡들을 감상하기로 했습니다. 슈베르트와는 다른 방향에서 또 우리의 심금을 울려 줄 브람스가 지금부터 기대됩니다. 여러분들 많이 참가하시기 바랍니다.
모임을 끝내기전 하나님의 말씀 중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나오는 누가복음 10:25의 말씀을 같이 나누며 누가 우리의 이웃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참고 파일 첨부하니 열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화요음악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제16회 화요음악회에도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0) | 2012.06.20 |
|---|---|
| 제15회 화요음악회가 아주 잘 열렸습니다 2012.6.12 (0) | 2012.06.17 |
| 제13회 화요음악회가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2012.5.29 (0) | 2012.06.17 |
| 제12회 화요음악회가 잘 열렸습니다 2012.5.22 (0) | 2012.06.17 |
| 제11회 화요음악회가 잘 열렸습니다 2012.5.15 (0) | 2012.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