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져서인지 음악회장에 들어서는 송변호사 내외의 옷차림이 털모자에 방한복 차림이라 모두가 웃었습니다. 날은 차가웠지만 음악회 분위기는 아주 따뜻했습니다. 올레님 내외분은 친구분을 한 분 모시고 왔고 임명옥 사모님은 늠늠한 아드님을 앞세우고 오셨습니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잠깐 정담을 나눈 뒤 들은 베를리오즈의 'Harold in Italy'와 'Requiem'은 너무도 좋았습니다. 평소에 실내악 위주로 너무 음악을 편식하는 저도 이런 기회에 대곡들을 다시 들어보는 기회가 되어서 더욱 우리 음악회가 고맙게 생각되었습니다. 다음은 이날 진행된 내역입니다.
이날은 들라크루와의 그림 한 점을 감상하면서 시작했습니다.
Eugène Delacroix(1798-1863): 사르다나팔루스의 죽음 [ The Death of Sardanapalus ]
1821년 G.바이런은 아시리아 왕 사르다나팔루스의 몰락을 주제로 한 시극 《사르다나팔루스 Sardanapalus》를 썼는데, 들라크루아는 이 시극에 감동 받아 그림으로 그리기로 했다. 왕의 몰락을 상상으로 극대화하여 작품화했다.
"사르다나팔루스의 죽음"은 기원전 7세기경 아시라아의 왕인 사르다나팔루스의 처참한 최후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르다나팔루스는 적에게 포위되어 약 2년 정도를 궁전에 갇혀 살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 성이 함락될 위기에 처하자 애첩들과 애마를 모두 죽이고 보물들을 한군데에 모아 불태웠다고 합니다.. 마지막에는 그 스스로도 볼 속에서 타 죽었습니다. 들라크루와는 상상력에 기초하여 이 장면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작품의 크기가 가로 5m, 세로4m에 이른다는 생각하면서 보면 그림 속의 장면이 감상하는 사람을 얼마나 압도할 것인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들라크루와가 바이런의 시에서 감흥을 받아 그림을 그렸듯 베를리오즈도 바이런의 작품을 읽고 그것을 음악화하려고 작곡한 곡이 '이탈리아의 해럴드'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곡을 전곡 다 감상했다.
베를리오즈 이탈리아의 해럴드 (Harold en Italie, Op.16)
베를리오즈에게 바이런은 깊은 예술적 영감과 영향을 주었다. 낭만주의 시대 영웅적 시인이자 당대 유럽 젊은이들의 가슴을 들끓게 했던 바이런의 <차일드 헤럴드의 편력>을 음악화 하려는 의욕은 파가니니의 비올라 협주곡 위촉을 통해 현실화된다. 여기에서 비올라를 독주 악기로 선택한 것은 새로운 비올라를 구한 파가니니로부터 작품을 의뢰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가니니가 독주 부분에 불만을 가져 이 곡을 거부했다. 그리고 오케스트라 부분을 리스트가 피아노로 옮긴 2중주의 형태도 널리 소개되어 있으며 색다른 멋이 더해진다.
베를리오즈는 파가니니가 원했던 기교 과시용 비올라 협주곡은 그의 구미에 맞지 않았다. 대신 그는 표제 교향곡과 같은 성격을 지닌 장대한 곡을 완성한다. 삶과 세상에 대한 비관 속에서 탈출구를 찾아보려는 젊은이의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과 방황, 다채로운 편력을 노래한 바이런의 작품 가운데 이탈리아편을 주목하여 음악화 한다. 멀티미디어적 감각을 지녔던 베를리오즈에게 비올라는 시의 주인공이자 방황하는 헤럴드를 나타낸다. 이 작품에서 베를리오즈는 리스트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의 파노라마와 같은 음향 세계를 선구적으로 다채롭게 그리고 있다. 1830년 문제작 <환상교향곡>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지, 4년 후 1834년에 나온 작품으로 과감한 시도와 착상이 베를리오즈 특유의 세련된 오케스트라 술과 융합된 걸작이다.
Antonine Tamestit 의 Viola와 Les Musiciens du Louvre의 연주로 듣는다
제1악장 <산 위의 헤럴드> (Harold in the Mountains: Scene of melancholy, happiness and joy)
이탈리아 각지의 산을 방황하며 고통스럽게 삶과 세계를 탐험하는 헤럴드를 그린다. 느리고 비감 어린 오케스트라의 서주 후에 등장하는 비올라의 노래는 간절함과 유장함을 담고 있다. 구원을 찾는 젊은이의 구도자의 심경과 방황의 마음을 담고 있는 듯하다. 이 선율은 곡 전체의 고정 악상으로 등장한다.
제2악장 <순례자의 행진> (March of the Pilgrims singing their Evening Prayer)
모든 것을 버리고 고행을 통해 죄를 참회하면서 구원을 바라는 순례자들과 만난 헤럴드. 그 속에서 뭔가를 얻을 수 있을까. 코랄풍의 경건한 울림으로 시작된다.
제3악장 <세레나데> (Serenade of an Abruzzi mountaineer to his beloved)
아브루치에서 듣는 세레나데. 감미로움과 감각적인 울림을 통해 잊혀졌던 쾌락과 세속의 즐거움을 노래하는 듯하다. 다양한 악기들이 절묘하게 조합하여 베를리오즈 특유의 서정성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제4악장 <건달패의 술판> (Brigands' orgy: Reminders of the preceding scenes)
헤럴드는 건달들의 술판에서 어지러움과 폭력을 보지만 한편으로는 그에 이끌리는 헤럴드 자신의 욕망과 그를 거부하는 상반된 감정을 느낀다. 비올라의 주제가 거듭 등장하며 앞의 악장들과 달리 빠르고 격정적인 울림과 흐름이 주목할만하다.
계속해서 베를리오즈를 듣기 전에 잠깐 쉬는 기분으로 첼로 소품을 들었다.
재클린의 눈물.(Les larmes du Jacqueline)
이 슬픈 곡은 프랑스 작곡가 오펜바흐(1819-1880)의 작품이다. 1800년대 중반의 인물인 그의 이 작품은 아주 최근에 발표된 곡이다. 발표라기보다 발견된 작품이다. 오랫동안 묻혀 있었던 이 곡은 어느 여인(천재 첼리스트 Jacquline Du Pre)의 추모곡으로 헌정되어 오펜바흐와는 전혀 상관없는 제목으로 세상에 알려진다.
Werner Thomas 의 Cello 연주로 듣는다
Requiem, Op.5 (Grande Messe des Morts)
베를리오즈의 레퀴엠은 베르디의 레퀴엠과 더불어 가장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종교합창곡으로 손꼽힌다. 1837년 프랑스 정부는 1830년에 있었던 7월 혁명의 희생자들을 위한 추념식에 사용될 음악을 베를리오즈에게 위촉하였다. 거대한 규모의 작품을 갈망하고 있던 베를리오즈는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방대한 규모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필요로 하는 이 거작을 단숨에 써 내려갔다. 스코어에 표기된 연주 규모는 100명이 넘는 현악주자들과 8대의 바순, 十二대의 호른, 16대의 팀파니, 10대의 심벌즈 등이 포함된 본 오케스트라 외에 연주회당의 모서리에 각각 배치된 4개조의 브라스밴드가 추가로 필요하며 합창단의 규모도 200명을 넘어선다.
베를리오즈는 후일 '단 하나의 작품만을 남긴다면 이 레퀴엠을 택하겠다'고 회고했을 정도로 이 작품에 자부심을 가졌다.
01. Requiem et Kyrie (입당송과 키리에) 02. Dies Irae (진노의 날)03. Quid sum miser (불쌍한 나) 04. Rex tremendae (지엄대왕)
05. Quaerens me (나를 찾아) 06. Lacrymosa (눈물의 날) 07. Offertorium (봉헌송)
08. Hostias (찬미의 제물) 09. Sanctus (상투스) 10. Agnus Dei (신의 어린 양)
위와 같이 모두 10곡으로 되어있지만 이날엔 2번곡 진노의 날, 그리고 마지막 9번 상투스와 10번 신의 어린 양의 3
곡만 들었다.
Colin Davis가 지휘하는 London Symphony Orchestra & Chorus의 연주로 듣는다.
2. 진노의 날 (Dies irae) - 레퀴엠의 고유문 가운데의 연송(세쾐치아, Sequenlia) 제 1절에서 제 5절까지의 가사로된 이 부분은 <눈물겨운 그날>과 함께 이곡의 압권으로 평가되는 웅대한 부분이다. 베를리오즈의 관현악법의 대가다운 풍모를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베를리오즈는 이 부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4개의 브라스 벤드를 회당의 네구석에 배치하여 마지막 심판의 공포를 나타내려고 하였다고 한다.
합창이 잠시 멈추고 현악이 불길한 예감을 주면서 간주부의 남성합창이 격렬하게 나온다. 소프라노의 합창과 남성합창이 뒤엉켜서 나타난다. 이에 다시 '나팔소리 (Tuba mirum) 사람불러'베를리오즈 자신이 '최후의 심판의 정경을 그렸다'라고 적을 정도로 종교음악사상 유례가 없는 가장 장대하고도 극적인 음악이다. 트럼펫의 절규와 팀파니의 천둥소리가 함께 터져 나온다. 4개의 금관 벤드가 처음에는 유니존으로 이어 3도의 음정을 주고 당당한 리듬과 중후한 화성의 효과를 혼연히 짜나가면서 굉장한 클라이막스를 이룩한다. 차례차례로 밀어닥치는 노도와 같은 팡파레가 트롬본에 나타나면 합창도 힘차게 절규하고 이윽고 16개의 팀파니가 심벌즈와 함께 웅대하게 울려퍼진다. 템포가 라르고로 떨어지면서 남성합창이 '곳곳의 무덤 진동하며, 나팔소리 사람불러'라고 절규한다. 이윽고 '죽음, 만물 혼접하니'에서 공포의 때는 지나가고 약간 긴 침묵이 오는데 '심판 주께 대답할제'로 전 관현악은 다시 폭발한다. '심판관이 좌정할 제 숨은 죄악 탄로되어'라고 노래하는 전합창에 수반하여 거대한 관현악이 다시 포효한다. 코다에 가까워지면 심판의 공포는 씻은 듯 사라지고 폭풍이 지나간 뒤의 평온함 처럼 곡의 분위기가 돌변하여 '심판주께 대답할제'를 노래하는 가운데 평화스러운 결미를 맞이한다.
9. 상투스 (Sanctus) - 아름다운 테너 독창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악장이다. 독창 테너가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를 부르면 3부 여성합창이 여리게 화답한다. 테너 독창이 계속 '온누리의 주 천주! 하늘과 땅에 가득한 그 영광'부른다. 템포가 빠르게 바뀌면서 호산나 부분이 된다. 중간부분은 여성합창이 먼저 무반주로 '호산나 하늘 높은 곳에서는'당당하게 노래 부르면 남성이 이를 대위법적 전개한다. 테너 독창이 앞에 나온 선율의 '상투스' 다시 나오고, 여성합창이 이에 응답한다. 앞의 '호산나'가 합창과 관현악이 총주로 다시 한번 당당하게 되풀이하면서 끝맺는다. 이 곡은 테너의 독창도 물론 훌륭하지만 “호산나”합창도 매우 아름답다.
10. 신의 어린양(Agnus Dei) - 마치 조종이 울리듯 관악기가 화음이 긴 여운을 남기며 6번 반복된 후 남성합창이 무반주로 '신의 어린양, 이세상의 죄를 지고 가는'가 낭송조로 무겁게 노래된다. 이어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를 노래하고 다시 시작부분의 여운이 긴 조종이 6번 다시 반복되고 '신의 어린양'의 합창이 다시 되풀이 된다. 낮은 음의 금관과 플루트의 응답이 있은 후 테너가 '천주여, 시온이여'를 노래하면 바리톤이 '예루살렘에서 당신께…' 카논풍으로 나아가고 소프라노 가담하여 고조하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가 힘차게 노래된다. 상당한 재현의 경과를 거쳐 소프라노가 「자비로우신 주여」를 낭송조로 부르짖는 가운데 팀파니의 트레몰로 위에 규칙적으로 오르내리는 현의 펼친 화음이 마치 천사의 날개가 살풋이 내려 안듯이 조용한 가운데 간구의 기도가 아멘으로 꺼져간다
이렇게 해서 음악 감상을 마칙 끝나기 전에 잠깐 하나님의 말씀을 보았습니다.
세미한 소리 열왕기상 19장 11-1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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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상] 19:11 |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너는 나가서 여호와의 앞에서 산에 섰으라 하시더니 여호와께서 지나가시는데 여호와의 앞에 크고 강한 바람이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나 바람 가운데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며 바람 후에 지진이 있으나 지진 가운데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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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상] 19:12 |
또 지진 후에 불이 있으나 불 가운데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더니 불 후에 세미한 소리가 있는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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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상] 19:13 |
엘리야가 듣고 겉옷으로 얼굴을 가리우고 나가 굴 어귀에 서매 소리가 있어 저에게 임하여 가라사대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
온 세상이 지진 홍수 테러 등등의 자연재해와 인재로 시끄럽고 불안한 시대입니다. 이때에 우리들은 어떤 자세로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할까요? 엘리야가 아합의 거짓 선지자 450명을 하나님의 능력에 힘입어 진멸한 뒤에 만나는 하나님의 임재는 바람도 지진도 불가운데서도 아니고 그것들이 모두 지난 후에 있는 세미한 소리 가운데서였습니다. 오늘 우리 스스로를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살펴 보도록 하는 좋은 말씀이라고 생각됩니다.
다음 주부터는 역시 프랑스 작곡가인 생생스의 음악을 듣기로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석운 김동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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