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음악회가 어느듯 80회를 맞았습니다.
엊그제 처음 시작했던 것 같은데 어느듯 세월이 흘러 80회를 맞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 동안 저희부부가 여행을 다녀오느라고 몇 차례 중단 된적이 있지만 다시 시작할 때마다 잊지 않고 다시 찾아오셔서 화요음악회가 계속 되도록 도와주신 회원 모두에게 다시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80회를 마치고 다시 저희 부부가 여행길에 오르게 돼 2달 반 정도 쉰 뒤에 다시 7월부터 화요음악회가 시작되겠습니다. 80회를 기념할 겸, 또 저희 부부를 떠나보내는 송별회 겸, 다같이 음식을 준비해 와서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6시반 시간이 채 되기도 전부터 두 손 가득히 음식을 들고 나타나시는 다정한 얼굴들로 금방 거실이 가득 차서 의자가 모자랄 정도였습니다. 삼삼오오 모여서 음식을 나누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흥겹고 너무 빨리 지나갔습니다.
식사가 끝난 뒤에 음악실로 자리를 옮겨 지난 주에 예고해 드렸던대로 영화 감상을 했습니다.
이 날 본 영화의 제목은 'Mr Hollands Opus'로 다음과 같은 감동적인 내용을 담은 명화였습니다.
글렌 홀랜드는 위대한 교향곡을 작곡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음악 선생이 된다. 1964년 어느 아침 홀랜드는 선생으로서의 아침을 시작한다. 존 F. 케네디 고등학교에 첫 출근한 홀랜드는 어디로 가야 할 지 길을 잃고 만다. 이때 홀랜드가 지도해야 할 교향악단이 그의 첫 날을 반긴다. 그러나 홀랜드의 첫 음악 수업은 학생들과 한마디의 대화도 없이 끝나버리고 말았고, 교향악단과의 연주 연습은 불협 화음만을 남긴 채 홀랜드의 머리 속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학생 중에 자신을 재능 없는 멍청이라고 생각하는 교향악단의 클라리넷 연주자인 게르트루드 랭에게 홀랜드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다. 1965년도 졸업식에서 교향악단의 연주는 게르트루드 랭의 클라리넷 독주로 더욱 빛나게 된다.
이후 학교 밴드부가 만들어졌고, 홀랜드의 음악 시간은 음악의 역사 대신 비틀즈와 롤링 스톤스의 락앤롤로 채워졌다. 그러나 어느 날 자신의 아들인 콜트레인 홀랜드가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홀랜드는 자신의 음악을 아들과 함께 나누지 못하는 현실에 좌절을 겪는데...
John Lennon의 'Imagine', 'Beautiful Boy'을 비롯, 그의 아들 Julian Lennon이 들려주는 'Cole's Song', The Toys의 'A Lover's Concerto', Spencer Davis Group의 'Keep on Running', 영화 마지막 울려 퍼졌던 'An American Symphony' 등 총 12곡의 감동의 트랙들로 풍성하다!!
2시간이 훨씬 넘게 계속되는 긴 영화였지만 모두가 영화속의 주인공들과 더불어 울고 웃는 가운데 가슴속에 커다란 감동을 남겨 주면서 영화가 끝났습니다. 'Beautiful, beautiful, my son---' 홀랜드가 귀머거리 아들을 위해서 수화와 더불어 간절히 노래를 부를 때엔 모두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한 작은 도시의 고등학교 음악 교사 한 사람이 학생들과 마을 사람들 모두의 삶을 변화시키는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우리 부부가 여행에서 돌아오는대로 7월부터 다시 화요음악회를 시작하기로 하고 아쉬운 이별을 했습니다.
화요음악회를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들께 다시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사랑이 있기에 이 작은 음악회가 계속될 수 있고 또 이 외로운 남의 나라에서 음악을 통해 서로의 체온을 나눌 수 있는 모임이 계속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겸허한 자세로 여러분들과 더불어 화요음악회를 발전시켜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도 더 제 자신을 낯추고 또 저의 모든 것을 더 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에 오클랜드 문학회 카페에 실었던 졸시(拙詩) 한 편을 여러분들에게 남겨놓고 저희 부부는 여행길에 오르겠습니다.
항아리
너의 모습이 어떤 것이던지
너의 색깔이 어떤 것이던지
내 너를 사랑함은
항시
하늘을 향해 몸의 일부를 열어 놓은 너의 자세에 있다
동그스름한 너의 몸
안으로 안으로
깊은 설움과 고뇌를 내려 쌓고
모으다 모으다
동그라미가 된 두 손으로 몸을 열고
곡선의 몸가짐 가장 겸손한 앉음새로
하늘을 향해 기도하는 너의 자세
항아리여
너
항시
열려있는 축복의 몸짓이여
여러분 7월에 뵙겠습니다.
석운 김동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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