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뉴질랜드의 겨울날씨가 제법 차갑습니다. 모두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추운 날씨에도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의 모임은 언제나 정겹습니다. 오늘은 특히 오클랜드 문학회 회장님께서 서울에서 오신 친구분과 같이 참석하셔서 모임이 한결 풍성해졌습니다.
지난 몇 주 동안 나누어서 들었던 바하의 마태수난곡을 이날 끝까지들었습니다. 성경으로는 마태복음 27장 23절에서부터 66절 끝까지의 내용을 담은 부분인데 70분이 넘는 꽤나 긴 분량의 음악이었습니다. 반으로 나누어서 2번에 들을까 했지만 내용상 한번에 듣는것이 좋을 것 같아서 좀 무리해서 들었는데 역시 한번에 듣기를 잘했습니다. 모두 경청하셨고 엄숙하고 비장한 코랄 곡들에선 모두 허리를 곧추 세우며 감상하셨습니다. 특히 다음의 아리아와 코랄 곡들은 백미였습니다.
(66). 아리아
나는 말하고 싶다. 오라 달콤한 십자가여.
나의 예수여! 언제든지 십자가를 주소서.
나의 고통 견딜 수 없을 때라도
주여 나를 도우사 스스로 그 십자가를 지게 하소서.
(72). 코랄
나 언젠가 세상을 떠나야만 할 때
주여, 내게서 떠나지 말아 주소서!
내가 죽음의 고통을 겪어야만 할 때
주여 내 곁에서 지켜 주소서!
내 마음이 온갖 두려움으로 떨어야만 할 때
주여, 두려움과 고통을
몸소 이겨내신
그 능력으로 나를 구하소서!
(78). 합창
우리들은 눈물에 젖어 무릎 꿇고!
무덤 속의 당신을 향하여
편히 잠드시라 당신을 부릅니다.
지칠 대로 지치신 몸!
당신의 무덤과 묘석은 번민하는 마음에
편안한 잠자리가 되고 영혼의 휴식처가 되소서.
이리하여 이 눈은 더 없이 만족하여
우리도 눈을 감나이다.
우리들은 눈물에 젖어 무릎 꿇고 당신을 부르나이다.
마태 수난곡을 다 들은 뒤 잠깐 휴식시간을 가진 뒤 차이코프스키의 현악 6중주 '플로렌스의 추억'을 감상했습니다.
<플로렌스의 추억>은 차이코프스키가 1890년 이태리 피렌체를 방문하여 영감을 받아 스케치를 시작했고 그 해에 완성한 곡입니다. 2대의 바이올린과 2대의 비올라, 2대의 첼로로 이루어진 현악6중주 플로렌스의 추억은 실내악에서는 흔하지 않은 편성입니다. 이런 편성을 사용한 또 다른 음악가는 브람스가 있을 뿐입니다.
플로렌스는 피렌체의 영어식 표기입니다. 그러나 이 음악은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피렌체 냄새는 나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 냄새가 듬뿍 나는 곡입니다. 그러나 쉽고 아름다운 곡이며 특히 2악장 Adagio cantabile e con moto가 아주 서정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습니다.
피레렌체하면 15세기에 피렌체를 장악했던 메디치家가 떠오릅니다. 이 메디치가는 우리가 잘 아는 미켈란젤로를 양자로 받아드려 절대적 후원을 하고 또 건축가이자 조각가인 미켈로초와 같은 예술가들을 후원하여 피렌체가 르네상스의 중심도시가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또 나중에는 보유하고 있던 모든 예술품들을 증정하여 피렌체의 우피치 박물관을 태동시켰습니다. 80년대 중반이니까 30여년 전에 제가 우피치에 들려 입이 벌어졌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재벌과 부자는 있지만 아직 메디치가와 같은 훌륭한 재벌가가 나오지 못하는 게 아쉬워 그냥 이 곡 ‘Souvenir de Florence’를 여러분과 같이 듣고 싶어 오늘 이곡을 택했습니다.
오늘은 Borodin String Quartet과 Yuri Bashmet/Viola NataliaGutman/Cello의 협연으로 들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날 음악감상을 마쳤습니다.
다음 주에는 역시 바하를 중심으로 음악을 듣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석운 김동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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