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회 화요음악회도 잘 열렸습니다.
제법 선선한 바람이 옷깃으로 스며들고 누구라도 쉽게 감상적이 될 수 있는 그런 가을 저녁 나절에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 서로 모여 경건하고 고지식한 브르크너의 음악을 들었습니다. 지난 주에 한 번 들어서 그런지 어느듯 조금은 그의 음악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았지만 가슴을 펴고 귀를 곧추세우고 들어야할 만큼 그의 음악은 엄숙하고 또 장중했습니다.
다음은 오늘 들은 음악입니다.
브루크너 교향곡 9번
대작 8번 교향곡을 마친 이후 곧바로 작곡을 시작한 이 9번 교향곡에 그가 쏟아 부은 시간은 무려 10년이다. 그러나 그는 작품을 완성치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1896년 어느 일요일 바람이 몹시 불던 그날 오후 산책을 일찍 마치고 돌아온 그는 피아노 앞에 앉아 마지막 4악장의 피날레를 작곡하다 갑자기 한기를 느끼고 침대를 향한 지 얼마 안돼 그대로 눈을 감았다.
9번 교향곡은 그의 최고의 작품이 될 것이며 하나님께 이 작품을 끝낼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작곡 행위 자체를 신께 드리는 예배라고 생각했던 그였지만 신은 마지막 4악장이 완성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마도 장엄하고 숭고한 아다지오의 3악장만으로도 이미 완성되었다고 신은 생각하셨기에 그를 데려 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유언으로 교향곡 9번의 3악장 연주를 마친 후 자신의 종교음악인 <테 데움> Te Deum을 연주해주기를 주문하였다. 미완성된 4악장은 일부 음악학자들이나 편곡자들에 의해 공연용으로 완성되기도 하였으나, 보통은 미완성된 3악장
까지만 연주하거나 그의 유언대로 <테 데움>을 연주하는 것이 예사이다.
오늘 우리는 그의 유언대로 3악장까지의 9번 교향곡을 듣고 계속해서 Te Deum을 듣자. 누군가의 말에 의하면 이 9번 교향곡은 100번쯤 들어야 제대로 그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하는데 오늘 우리는 귀와 가슴을 열어 한번이라도 제대로 듣도록 하자.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의 연주로 듣는다.
"모든 예술은 하느님으로부터 나왔으니, 음악도 하느님께로 돌아가야 한다."
1 악장 Feierlich, Misterioso(장엄하고 신비롭게)에서는 태초의 운무(雲霧)라고 불리는 브루크너 특유의 현악 트레몰로로 시작하여 금관의 울림으로 '이 작품은 장엄하다.'는 것을 알린다. 현악 피치카토가 잠시 지나간 뒤 평화로운 선율과 긴장감 넘치는 선율이 왔다 갔다 하며 신비로움을 더하고 난 뒤 코다에서 강렬한 투티를 두들긴 후 1악장을 마무리 짓게 된다.
2 악장 스케르쪼, Bewegt, Lebhaft(격정적이고 강렬하게)는 강렬하고 야성적이다. 평소 브루크너의 성격상 이런 강렬한 스케르쪼는 죽음을 앞둔 상황이 아니라면 작곡할 수 없을 것이라 보아도 무리한 해석은 아니다. 클라리넷을 위시한 관악기가 2악장의 시작을 알린 후 몸부림 치듯이 현악기와 팀파니가 긴장감을 조성하기 시작한다. 이 세상에 어떤 여운도 미련도 남기지 말고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듯 뚝 끊어지는 엔딩으로 마무리 짓는다.
3 악장 Adagio. Langsam, feierlich(아다지오. 느리고 장엄하게)는 죽음을 앞두며 삶을 정리하는 작곡가의 눈물이 흐르듯 하더니 이내 마지막 기도를 올리기 시작한다. 사실상의 마지막 악장인 이 3악장은 바로 브루크너의 70여년 생애를 정리하는 악장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의 신앙심이 녹아 들어 있는 이 악장은 그가 평생을 신앙으로 연주했던 오르간 소리와 비슷한 호른의 코랄로 조용히 마무리된다.
브루크너 / 테 데움(Te Deum)
Te Deum 은 '우리들은 당신을 주님으로 받드나이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찬미 음악으로 원래는 5세기경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하며 당시의 암브로지우스 혹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작품이라고 전해지는데 이 곡을 가지고 후에 작곡한 작곡가들은 여럿 있다. 퍼셀, 헨델, 베를리오즈, 브루크너, 베르디 등인데 그 중에서도 브루크너의 작품이 뛰어나다. 경건한 가톨릭 신자로 일생을 살아온 노대가의 신앙이 두텁고 격하게 표현됨으로써 종교음악의 정수를 보여준다.
`거룩한 삼위일체 찬미가'인 〈테 데움〉은 31개의 시구로 이루어져 있다. 브루크너의 〈테 데움〉은 19세기 후반 독일 교회음악 중 최고의 곡으로
평가 받고 있는데 이 힘차고 감동적인 작품은 신앙심 깊은 그의 작품답게 경건한 감정으로 가득하다.“하느님께서 마지막 날에 저를 부르시고 당신께서 주신 재능으로 제가 무엇을 했는지 물으신다면 저는 하느님께 이 작품을 바치며 그의 자비로운 심판을 바랄 것이다”라고 할 정도로 자신의 신실한 신앙심과 더불어 이 곡에 대한 애착심을 나타내고 있다.
오이겐 요훔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과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 합창단의 연주로 듣는다
△제1곡 [Te Deum Laudamus 하나님 당신을 찬양합니다] ` 처음엔 장엄한 스케일의 합창 그리고 현악기 트레몰로의 지속음이 나타난다. 종교적 숭고함은 거대한 스케일로 합창과 오케스트라와 솔로의 극적인 대비가 뚜렷하고 종교적인 깊이가 한층 더 하다.
△제2곡 [Te ergo quaesumus 당신에게 원합니다] 경건하고 풍부한 테너의 솔로로 시작된다. 비올라는 불안과 초조를 나타내는 듯하며 금관은 오르간적인 울림을 만드는 효과를 나타내면서 바이올린 솔로와 테너 선율이 수려하고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제3곡 [Aeterna fac cum Sanctis tuis영원히 얻게 하소서] 힘차고 장엄하면서 격정적인 합창이 진행되다가 점점 속도를 늦춰 동경과 호소를 나타내다가 마지막 무반주 합창의 감동적인 화음으로 곡을 맺는다.
△제4곡 [Salvum fac populum tuum 우리를 구원하소서] 제2곡과 유사하지만 호른을 추가하면서 합창을 대비시키고 있다. 테너 솔로를 삽입한 무반주 합창은 성스러운 영원성을 표현하면서 차분하게 곡을 마친다.
△제5곡 [In te, Domine, speravi 주여 당신께 부탁드립니다] 4중창으로 시작되며 점점 악기들이 참여하고 마지막 금관이 더해지고 합창이 나타난다. 중창을 통해 주제가 확대되고 점차 고조되고 소프라노가 절정을 이루면서 간절한 기도와 함께 제1곡의 주제를 회상하며 힘차게 끝을 맺는다.
음악감상 뒤에 하나님 말씀을 보았습니다
10. |
|
11. | 한 곳에 이르러는 해가 진지라 거기서 유숙하려고 그 곳의 한 돌을 가져다가 베개로 삼고 거기 누워 자더니 |
12. |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 위에 서 있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
13. |
우리가 땅 위에 세우는 사닥다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늘에서 우리에게 내려주는 은혜의 사닥다리를 붙들고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계속해서 Bruckner의 음악을 듣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석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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