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한 주일이 지나는 동안에도 세상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지난 주에 일어난 미국 올랜도에서의 총기 난동 사건은 다시 우리 모두를 슬프게 만드는 비극이었습니다. 잘못된 믿음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실감케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자살 폭탄, 묻지마 살인, 아무 잘못도 없는 무고한 대중을 향한 무차별 총질, 하나님께서 창조해주신 귀한 육신들이 이렇게 허무하게 찢어져 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생각할 때 문득 떠오르는 성경 말씀이 있어서 음악 감상하기 전에 먼저 같이 숙고해 보았습니다.
히브리서 10장 19-20
19: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지)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20: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을 찢고) 열어 놓으신 새로운 살 길이요 휘장은 곧 그의 육체니라
십자가에서 찢기신 예수의 육체가 곧 휘장이라 하였습니다. 그가 돌아가실 때에 성전의 지성소를 가로막아놓았던 휘장이 찢어졌습니다(마태 27장). 그 은혜로 우리는 직접 하나님을 만나고 대면할 담력과 은혜를 얻었습니다. '휘장은 곧 그의 육체'라 하였습니다. 한 사람 예수의 육체가 찢어짐으로 충분합니다. 더 이상은 그 누구의 육체도 허무하게 찢어져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슬람이던 크리스찬이든 이 귀한 사실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말씀 묵상 뒤에 곧 브람스의 이중협주곡을 감상했습니다.
Brahms: Double Concerto in A minor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이 곡에는 화해의 협주곡이라는 별명이 붙어있습니다. 당대의 명 바이올리니스트이며 절친했던 요아힘과의 불화를 클라라(슈만의 부인이며 브람스가 평생 마음으로 사랑했던 이상의 여인)가 중간에서 화해시키며 브람스에게 바이올린(요아힘을 상징)과 첼로(브람스를 상징)를 위한 곡을 써보라고 해서 태어난 곡입니다. 두 개의 악기가 때로는 대립하고 때로는 화해하며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브람스의 걸작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곡을 오히려 ‘모순(矛盾)의 협주곡’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이때의 모순은 우리가 알고 있는 창과 칼의 모순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지만 서로 다르기에 대립하고 투쟁하며 새로운 조화를 생성해내는 변증법적 모순을 의미합니다. 바이올린과 첼로가 어울려서 오케스트라와 더불어 빚어내는 음의 극치를 이 곡을 통해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오이스트라흐의
바이올린과 로스트로포비치의 첼로, 그리고 조지 셀이 지휘하는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듣습니다.
오래 된 연주지만 아직도 이를 따라갈 연주가 없을 만큼 좋은 연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4년 전 17회 화요음악회 때 이 곡의 1악장만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전곡을 다 감상했습니다.
RICHARD WAGNER(1813-1883) : LOHENGRIN
지난 두 주에 걸쳐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의 1,2악장을 감상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3악장을 감상하겠습니다
오늘 감상할 3막의 줄거리와 주요 음악
맹세를 어긴 엘자
‘혼례의 합창’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결혼식이 거행된 후, 엘자는 자신의 의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마침내 금지된 질문을 던지고 만다. 기사는 자신의 이름이 로엔그린이며 성배를 지키는 파르지팔의 아들임을 밝히면서, 정체가 밝혀졌기 때문에 떠나야 한다며 이별을 고한다.
이 때 백조가 이끄는 배가 등장하자, 오르트루트가 그 백조의 정체가 고트프리트라고 외친다. 로엔그린은 백조를 고트프리트의 모습으로 되돌려주고 배를 타고 떠나버린다. 엘자는 절망하여 고트프리트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CLAUDIO ABBADO가 지휘하는 CHORUS AND ORCHESTRA OF THE VIENNA STATE OPERA의 연주로 3막을 감상했습니다.
3막 전주곡
패기 넘치는 금관의 아르페지오와 현악의 빠른 반주가 어우러지면서 웅장하게 시작하는 전주곡은 결혼식을 앞둔 기쁨을 표현한다. 이 오프닝은 결혼식보다는 군대음악을 연상시키는데, 실제로 여러 영화의 전쟁 장면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떠들썩한 오프닝 선율과 설레는 마음을 절제한 고요한 현악 선율이 교차되면서 기쁨과 불안을 교대로 표현한다. 좀 더 느린 템포의 금관 팡파르가 제시되고 곧이어 혼례의 합창으로 이어진다.
‘혼례의 합창(Treulich geführt)’
결혼식을 마친 엘자와 기사가 신방에 등장하는 장면에서 제시되는 음악으로, 여성 합창단이 ‘결혼행진곡’으로 더 잘 알려진 이 곡을 노래한다. 금관의 팡파르와 절제된 여성 합창단의 음색이 교차되면서 결혼의 신성함을 표현하고 있다. 결혼식에서 주로 신부가 입장할 때 연주되는 음악이지만, 이 노래가 끝난 뒤 곧바로 엘자가 기사와의 약속을 깨뜨리고 금지된 질문을 던짐으로써 결혼이 파국으로 치닫는 장면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행복에의 희망과 불행한 미래가 함께 표현된 음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성배의 노래, ‘여러분이 갈 수 없는 먼 나라에(In fernem Land, unnahbar euren Schritten)’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이 맹세를 어긴 엘자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면서, 그로 인해 그녀를 남겨두고 성배의 나라로 떠나가야 하는 심정을 토로하는 노래이다. 고요한 현악반주에 이어지는 로엔그린의 선율은 비통하면서도 감정을 절제한 숭고한 느낌을 준다. 관악기가 더해지면서 로엔그린의 선율 역시 상행하면서 좀 더 감정을 고조시키지만 결코 격렬해지지 않고 첫 부분의 숭고함을 유지한다. 로엔그린의 노래가 끝나고 나서야 심벌즈가 음악의 절정을 이끌지만 곧바로 느리고 고요한 합창으로 이어지면서 종교적이고 장엄한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한다.
막이 내리고 출연자들이 몇번이고 무대 앞으로 나와 인사를 했지만 박수소리가 그치지 않았습니다. 우리 모두도 박수를 쳤습니다. 젊었을 때의 도밍고의 노래는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3번에 걸쳐 모두가 재미있게 감상한 로엔그린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3번에 걸쳐 바그너의 로엔그린을 모두 감상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Richard Strauss의 음악을 중심으로 다른 음악가의 곡과 더불어 감상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석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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