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음악회

제170회 화요음악회에서는 옛 명화 '서편제'를 보았습니다

석운 2016. 12. 6. 19:42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9월6일에 169회 화요음악회를 한 뒤 저희 부부가 여행을 가는 바람에 거의 석달 동안을 음악회를 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주 목요일 석달 간의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맨처음 생각한 것이 빨리 다시 화요음악회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것저것 정리할 것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았지만 처음 돌아오는 첫 화요일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우선 다같이 영화를 보므로 다시 음악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어  고른 영화가 '서편제'였습니다.


영화를 고르자 곧장 이메일과 카톡으로 회원들에게 오늘 12월6일에 제170회 화요음악회를 연다는 소식을 드리며 아울러 영화 '서편제'를 보겠다는 광고도 같이 드렸습니다. 연말 휴가철이고 또 해마다 12월이 되면 공연히 바빠지는 때이라 많이 못오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늘 저녁 시간이 되자 반가운 얼굴들이 한분 두분 나타나셔 자리를 채우셨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덕담도 나누고 그리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저는 1993년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되었을 때 종로 3가의 '피카디리'극장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그리고 5년전 쯤 이곳 뉴질랜드에서 캄퓨터로 다운로드 받아 다시 한 번 보았고 오늘 다시 3번째로 보는 '서편제'였지만 아마도 오늘이 제일 감명깊게 본 것 같습니다.


전편에 흐르는 우리의 소리, 그 소리의 완성을 위해 삶의 모든 것을 바치는 진정한 소리꾼들의 소리를 향한 애정과 자부심, 그리고 50여년전 우리나라의 시골 모습과 그 시대 삶의 정경, 그리고 철따라 바뀌는 우리나라 지방의 자연풍경. 그 어느 것 하나 가슴을 저미지 않는 것이 없는 아름답고 진솔한 감동의 연속이었습니다.

소리의 완성을 위해 딸의 눈까지 희생하는 장면은 처절하다 못해 잔혹하기까지 하지만 그걸 숙명으로 받아드리는 진정한 예인(藝人)들의 마음가짐에는 오늘날의 우리들이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엄숙함과 진실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예술이 부잣집 아이들의 장식품으로 타락해버리고 예술을 향한 기백과 사랑은 가버리고 돈냄새만 풍기는 화랑과 음악회가 예술이란 이름으로 횡행하는 세태를 돌아볼 때 20여년전 만들어진 이 영화가 다시 주는 감동은 너무도 귀한 것이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 자막이 화면을 흘러가고 음악이 멈췄어도 모두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다시 보고 싶어요.' '참으로 우리 것이란 언제나 좋군요.' 이구동성으로 모두가 감탄의 말을 쏟아냈습니다.


오늘 오신 모든 분들이 다 좋아하셔 이 영화를 선택했던 저도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앞으로 음악감상을 하면서 좋은 영화가 있으면 더 자주 감상하는 시간을 갖자고 약속했습니다.


다음주에는 러시아 음악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음악을 듣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오늘 오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 주 화요일에 봅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