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음악회

제182회 화요음악회가 잘 열렸습니다

석운 2017. 4. 11. 19:07

안녕하십니까?


저희 부부의 개인 사정으로 지난 주 음악회를 열 수 없었던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죄송한 말씀드립니다. 특히 오셨다 그냥 헛걸음 치고 돌아가신 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염려해주신 덕분에 이제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화요음악회를 열게 되어 대단히 기쁩니다.


다음은 오늘 열렸던 음악회의 내역입니다.


예고해 드렸던대로 지난 181회에서 감상했던 영화 '카핑 베토벤'에 나왔던 음악들을 중심으로 해서 음악을 들었습니다


대푸가 Grosse Fuga in B flat .Op. 133


영화의 첫 장면, 안나가 베토벤의 임종을 보기 위해 그를 찾아가는 장면에서 바로 <대 푸가>가 나온다. 죽음을 눈앞에 둔 베토벤 앞에서 안나는 비로소 고백한다.

“이제 선생님의 방식대로 <대 푸가>를 듣게 되었어요.

그때까지의 음악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새로운 현악 4중주가 바로 이 <대 푸가>이다. 이 곡은 아름답지 않다. 너무 자극적이고, 어떻게 보면 추하기까지 하다. 안나 홀츠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자 베토벤이 이렇게 얘기한다.

“추하지만 아름답지. 미에 대한 도전이야. 추함과 본능으로 음악을 인도하지. 인간의 창자가 신께 가는 길이야. (배를 잡으며) 신은 여기 살아. 머리도 아니고 영혼도 아니야. 신을 느끼는 건 이 창자 속이야. 천국을 향해 창자가 휘감겨 있는 거야.


베토벤의 이 말은 상당히 중요한 미적 관점을 내포하고 있다. 추한 것도 미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생각은 본질적으로 낭만주의적인 발상이다. 그런데 고전주의 시대의 베토벤이 이렇게 시대를 앞서 가는 생각을 한 것이다. 베토벤은 생의 말년에 고전주의의 관습을 뛰어넘는 혁명적인 음악을 많이 썼는데, <대 푸가>도 그런 음악 중 하나이다.

Budapest String Quartet의 연주로 듣자 


 피아노 3중주 대공 Archduke Op. 97 (1-2악장만 듣는다)


영화에서도 보았지만 베토벤의 인간관계는 아주 괴팍하다. 보통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을 서슴지

않고 한다. 그는 한 때 당대 최고의 문호 괴테와 친분을 나눈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한번은 길에서 괴테가 황제가 타고 지나가는 마차를 보자 허리를 90도로 굽힌 채 마차가 지나갈 때까지 있는 모습을 보고 교류를 끊었다고 한다. 귀족들과의 교류에서 동등하기를 주장했지만 한편 자기를 후원해준 귀족들에게 반드시 음악을 헌정해서 감사를 표했다. 이곡 대공도 자기를 전폭 후원했던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했던 곡이다. 즉 그는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영화에 얼굴이 나왔던 대공이 아마도 루돌프였을 것이다.

비록 모노 녹음이지만 놓질 수 없는 명연주 카잘스 트리오의 연주로 듣는다


현악4중주 15in A minor Op. 132 (3악장만 듣는다)


말년에 베토벤은 자주 아팠다. 그래서 자주 작곡이 중단되곤 했다. 베토벤은 이렇게 아플 때마다 더 이상 곡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올까봐 두려워하곤 했다. 병을 떨치고 일어나게 되면 그는 신에게 다시 작곡을 할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그의 현악 4중주 15번은 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에는 병석에 누운 베토벤이 안나 홀츠를 시켜 이 곡을 악보에 적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신에 대한 감사야. 일이 끝날 때까지 살려주신 것에 대한 감사지. 신을 갈구하면 신께서 대답하신다. 구름이 열리고 사랑의 손길이 내려와 하늘로 들어 올린다. 바로 그 순간 인간은 영원 속에 거하게 된다. 땅은 존재하지 않아. 시간도 사라지고. 인간을 들어 올린 손길은 얼굴을 어루만져 신의 형상으로 빚어낸다. 그럼 신과 하나가 되는 거야. 평화 속에 존재하게 돼. 그럼 마침내 자유가 된다


정확하고 아름다운 연주로 알려진 Quartetto Italiano의 연주로 듣는다

이 곡을 듣고 그 장엄한 아름다움과 신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가슴 속에서 우러나오기에 다음 음악을 듣기 전에 하나님 말씀을 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2주일동안 건강이 좋지않아 힘들어 하면서 가장 생각나는 성경 구절이 시편 23편이었습니다.


시편23

1.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2.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가로 인도 하시는도다

3.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4.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5.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6.나의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정녕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지난 2주일 동안 건강을 잃고 쉬면서 오히려 하나님께 가까이 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가장 많이 머리에 떠오르는 성경말씀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시편 23편이었습니다. 아무런 설명이 더 필요 없을 정도로 어려움에 처한 다윗의 하나님께 대한 심경을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제게도 아주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힘드실 때 한번 조용히 이 시편을 암송하면서 선하신 우리 하나님의 은혜를 묵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은혜는 발견하는 사람의 몫입니다.


다시 음악을 감상했습니다.


피아노 소나타 32C 단조 (2악장)



베토벤은 모두 32개의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는데 이 곡이 그 마지막 곡이다. 영화에서도 그의 임종 직전에 그가 마지막으로 신의 곁에 들리는 음성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모두 2악장으로 되어있는데 2악장 아리에타(Arietta) Michelangeli의 연주로 듣자.


 


베토벤 9번 합창교향곡


카핑 베토벤 포스터

마지막 합창 부분을 역시 다시 영화로 감상하자.

영화 속에서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참으로 명불허전이다.


 이렇게 해서 이번 주 음악감상을 마쳤습니다.

다음 주에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교향곡 협주곡 실내악곡을 고루 골라서 감상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곡명은 메일로 추후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