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지금 봄이 한창이겠지만 이곳 남국의 작은 나라엔 가을빛이 물들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햇볕도 좋았고 하늘은 푸르렀고 때로 솔솔 가을바람이 불었습니다. 이런 때엔 시인 릴케의 가을날이란 시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판에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오늘 집 뒤 뜨락으로 넘나드는 바람을 가슴으로 맞으며 오후의 햇볕을 즐길 때 생각난 시였습니다.
오늘도 시간이 되자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모였고 차 한 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뒤 음악을 들었습니다. 우리 조국의 안보에 대한 걱정스런 이야기가 많이 오고 갔습니다. 어서 빨리 남북이 서로를 아껴주는 세월이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음은 오늘 감상한 내역입니다.
Max Reger: Clarinet Quintet in A major Op. 146
클라리넷 5중주 곡은 많지 않을뿐더러 많이 연주되지도 않는다. 모짜르트와 브람스의 클라리넷 5중주가 그래도 자주 무대에 오르는 편이다.
그러나 레거의 클라리넷 5중주는 충분히 들을 가치가 있는 곡이다. 심장마비로 죽기 불과 열흘 전에 완성된 이 곡은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5중주도 그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데서 공통점이 있다. 또한 이 두 곡들은 같이 협주곡적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렇게 하므로 클라리넷이 현악기군의 같은 음색의
뭉뚱그려진 소리에 대조가 되고 있다.
Rudolf Gall 의 Clarinet와 Keller String Quartet의 협연으로 듣는다
Vitali: Chaconne (아주 오래 전에 들었지만 오늘 신청하신 분이 있어 다시 듣습니다)
Thommaso Antonio Vitali(1663-1745)
이탈리아의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였던 토마소 비탈리는 '샤콘느'를 작곡하여 귀중한 유산이 되고 있다. 비탈리의 샤콘느는 그냥 샤콘느가 아니라 ‘비탈리의 샤콘느’로 더 잘 통한다. 바하보다도 먼저 태어난 비탈리는 이 곡 한 곡으로 우리 곁에 바로크 시대의 음악가로 다가온다.
‘지상에서 가장 슬픈’이라는 수식어가 반드시 붙는 비탈리의 샤콘느는 가슴에서 사무치다 못해 머리까지 차오르는 슬픔을 다스리는 음악이라고 한다.
샤콘느(Chaconne)는 원래 16세기에 스페인에서 생긴 느린 템포의 춤곡이다. 그러나 무도회용보다는 감상을 목적으로 연주되는 장중한 음악으로 묵직한 베이스의 화성 위에 독주악기가 주제를 변주하는 바로크 시대의 독특한 악곡이다.
바이올린의 귀재 하이페츠의 연주로 듣는다.
Karol Syzmanowsky:
카롤 시마노프스키(1882-1937)는 폴란드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이다.
그는 현재의 우크라이나 지방인 티모쇼프카(Tymoszówka)에서 태어났다. 시마노프스키의 음악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막스 레거· 알렉산드르 스크랴빈의 음악과 클로드 드뷔시· 모리스 라벨의 인상주의에 영향을 받았다. 폴란드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과 폴란드 민요에도 영향을 받아 쇼팽처럼 피아노를 위한 폴란드 전통 춤곡인 마주르카를 여러 곡 작곡했다.
시마노프스키의 가장 많이 알려진 곡으로는 네 개의 교향곡(합창단과 독주 성악가들이 협연하는 제 3번 《밤의 노래》와 피아노 독주가 협연하는 제4번 《신포니아 콘체르탄테》가 있다), 두 개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이 있다. 오늘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들어본다
Violin Concerto No. 1 Op. 35
시마노프스키가 이 곡을 작곡했을 당시 유럽은 제1차 세계대전 중이었고, 곧이어 러시아 혁명(1917)이 일어났다. 전쟁이 발발하기 바로 직전, 그는 지중해(이탈리아와 북아프리카)를 여행했고, 그곳에서 얻은 이국의 정취를 그의 작품 세계로 끌어들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또한 고대 문화로부터 감명을 받아 그의 작품은 점차 많은 문화적인 영향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어지러운 세상을 벗어나서 그는 창작열을 불태우며 제1차 세계대전 시기에 자신의 대표작들을 매우 빠른 속도로 내놓기 시작한다.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그렇게 탄생된 작품들 중 한 작품이다.
단악장의 특이한 구성으로 된 이 곡의 도입부부터 시마노프스키는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을 들려준다. 쏜살같이 움직
이는 오케스트라는 종달새처럼 비상하는 솔로 바이올린의 서정적인 선율에 멋진 배경을 만든다. 이 곡은 오케스트라와 솔로 바이올린이 거의 협력과 동반의 관계를 제시한다고 할 만큼 서로 대립되는 양상을 보이지 않는다. 이 곡의 카덴차는 시마노프스키의 친구이기도 했던 폴란드 바이올리니스트 파웰 코찬스키에 의해 쓰여졌다. 시마노프스키는 이 곡을 그에게 헌정했다. 1922년 이 곡이 초연된 이후 시마노프스키는 코찬스키에게 “이 곡이 나의 가장 위대한 승리일세”라고 편지를 썼다고 한다.
David Oistrakh의 바이올린 연주와 Kurt Sanderling이 지휘하는 레닌그라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듣는다
파블로 데 사라사테(1844~1908) : Carmen Fantasy Op.25
비르투오소의 화려한 테크닉
조국 스페인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역과 북미, 남미 지역까지 누비며 왕성하게 연주활동을 했던 사라사테는 파가니니나 리스트처럼 무대에서 연주할 음악을 직접 작곡하거나 편곡했다. 특히 당시 흥행하던 오페라의 음악으로 오페라 환상곡을 만들어 자주 연주했는데, 그 중에서도 지금까지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곡이 〈카르멘 환상곡〉이다
세상에서 가장 재주가 뛰어난 여인들이 한국의 여인들이 아닌가 한다. 세계를 주름잡는 여자 골퍼들뿐이 아니라 세계적인 연주자들도 한국의 여인들이다.
이번에 세계적인 콩쿠르인 Michael Hill International Violin Competition에서 최종예선에 오른 16명 중 한국 여자들이 7명이라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은 한국의 음악 프로그램 클래식의 숲에서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가 연주하는 비제의 카르멘 환상곡을 동영상으로 감상하자
음악감상 뒤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주기도문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기도문( 마태 6:9-13)
9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며
10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11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12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13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합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9절의 거룩하다는 뜻은 구별한다는 뜻입니다. 즉 세상의 잡신과 우상으로부터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성별해서 잘못된 기복신앙의 믿음을 갖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또한 12절의 죄(罪)는 영어 성경을 보면 빚(debt)으로 되어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빚진 자들입니다. 생명도 은혜도 우리의 모든 소유도 사실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죄를 빚으로 해석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그 때에 우리는 우리에게 빚진 이웃들의 모든 빚을 선선하게 탕감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주에도 시마노프스키와 막스 레거 그리고 로드리고의 음악을 듣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夕雲)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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