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여름이 한창입니다. 우려했던 코로나도 더 이상 퍼지지 않아 다행입니다. 오늘도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이 모여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세 음악가의 곡을 들었습니다.
Haydn Violin Concerto in C major Hob 7a-1
하이든을 작곡자로 하는 11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전승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 하이든이 작곡한 곡으로 확실시 되는 바이올린 협주곡은 3-4곡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욱이 자필 악보 또는 신빙성있는 필사 악보가 보존되어 있는 작품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하이든 자신도 작성에 참가한 초안 목록에 1번과 3번이 기입되어있으므로 이 두 개의 협주곡은 확실하게 그의 작품으로 단정할 수 있습니다. 우리 음악회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이 두 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을 것입니다. 오늘은 먼저 1번을 듣겠습니다. 모두 3악장으로 되어있는데 2악장 아다지오가 아주 아름답습니다.

Alberto Lysy의 Violin과 Camerata Lysy Gstaad의 협연으로 들어봅니다.
모차르트 교향곡 제25번 G단조 작품번호 183
모두 40여 곡의 교향곡을 쓴 모차르트가 17세 되던 1773년에 작곡한 교향곡입니다. 그 해 3월 세 번째 이탈리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모차르트는 소년에서 청년으로 내적 변화를 거쳤습니다. 특히 오페라와 교향곡에 깊은 관심을 쏟으며 작곡한 이 곡은 그의 초기 걸작 교향곡이 되었습니다. 이 곡은 단조를 바탕으로 한 비애와 어두운 격정을 표현하는 걸작으로서 `작은 G단조 교향곡'이라고도 불립니다. 그의 교향곡 가운데 단조로 된 작품은 이 곡과 제40번 두 곡뿐이기 때문입니다. 40번은 그의 후기 3대 교향곡(39, 40, 41번)중의 하나입니다. 청년기에 접어든 그에게 영향을 미쳤던 질풍노도(疾風怒濤 Sturm und Drang) 운동이 그에게 단조 교향곡을 쓰도록 했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계몽주의의 반동으로 문화계를 중심으로 생긴 `질풍노도'의 영향은 음악에서는 극적인 비장한 정서 표현과 밀도 높은 주제의 표출 등으로 나타나곤 했습니다.
음악학자 아인슈타인(Alfred Einstein)은 이 25번과 29번 교향곡을 ‘기적’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 곡을 듣다 보면 흘러나오는 슬픔과 비감이 마치 요절한 천재의 비운을 예상하게도 합니다. 감상은 각자의 몫이지만 이 곡이 모차르트 자신의 독자적인 경지로 들어간 출발점의 교향곡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모두 4악장으로 되어있습니다.

Neville Marriner가 지휘하는 Academy of St. Martin in the Fields의 연주로 듣습니다.
잠깐 쉬는 동안 요즘 유행하는 트롯을 동영상으로 보았습니다.
https://youtu.be/nY5WW0Hto3Q 오빠는 풍각쟁이 신미래
https://youtu.be/15yqakexOT8 꿈속의 사랑
오늘의 마지막을 장식한 곡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입니다.
Beethoven의 Violin Concerto in D, Op. 61
이 곡이 바이올린 협주곡의 왕자라고 불리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 곡에서 뿜어 나오는 베토벤 특유의 풍부한 서정미와 고고한 품격, 그리고 곡 전체를 통해 독주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주고받는 팽팽한 긴장감 때문일 것입니다. 관현악으로 시작하지 않고 4개의 팀파니 연주로 시작하는 수법은 또한 시대를 뛰어넘는 파격입니다.
베토벤은 이 곡을 당시의 바이올린 신동이라고 불렸던 프란츠 클레멘트(Franz Clement)를 위해 1806년에 작곡했고 같은 해 열린 초연에서도 클레멘트가 독주 바이올린을 맡았습니다. 관중들의 반응은 비교적 호의적이었지만 많은 비평가들이 ‘1악장은 너무 길고 어떤 악절의 끝없는 반복은 지루하고, 이런 식으로 계속하면 청중은 베토벤에서 멀어질 것이다,’고 혹평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였는지 초연 뒤에 이 곡은 거의 잊혀져 베토벤이 죽은 뒤 6년 뒤에 비외탕(Vieuxtemps)이 한번 연주를 한 것 이외에는 거의 잊혀졌습니다. 그러다가 1844년 열두 살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요제프 요아힘(Joseph Joachim)이 런던에서 멘델스존의 지휘로 이 곡을 선보여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 때부터 이 곡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명곡 중의 명곡의 반열에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이 곡이 초연 된지 거의 40년의 세월이 흘러서야 빛을 보고 제 평가를 받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곡인 만큼 좋은 연주가 많아 이 곡을 수록한 명반이 많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Bruno Walter가 지휘하는 Columbia Symphony와 협연한 Zino Francescatti(1961년)의 연주를 좋아하기에 전에 이 음반으로 감상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명연주로 손꼽히는 Henryk Szeryng의 바이올린과 Haitink가 지휘하는 Concertgebouw Orchestra, Amsterdam의 연주(1973년)로 듣겠습니다.

여러분께는 이런저런 연주를 골고루 들어보시기 권해드립니다. 저는 이 곡을 좋아해서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듣습니다. 전 악장이 모두 좋지만 특히 라르게토(Larghetto)의 2악장이 시작된 뒤 편안하고 아름다운 현악의 선율이 흐른 뒤 그 사이를 누비듯 스며 나오는 독주 바이올린의 소리를 들을 때마다 이렇게 좋은 곡을 왜 사람들은 40년 가까이 천덕꾸러기로 버려둘 수가 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곡을 어둠에서 빛으로 이끌어낸 요아힘과 멘델스존에게 마음속으로 치하를 합니다.
이럴 때 또한 떠오르는 성경 구절이 시편 118장입니다.
시편 118장 22절 건축자가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23 이는 여호와께서 행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한 바로다
귀한 것이 귀한 것인 줄 모르는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사람이 이루어 놓은 걸작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우리가 어찌 하나님께서 행하신 것을 제대로 구분할 수 있겠습니까? 참으로 사람 앞에서도 하나님 앞에서도 우리는 몸과 마음을 숙이고 또 숙여 겸손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만나겠습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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